[이지훈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국 두 얼굴의 ‘물권법’

[이지훈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국 두 얼굴의 ‘물권법’

입력 2006-11-01 00:00
수정 2006-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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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유제도의 틀을 재규정하는 ‘물권법(物權法)’이 모습을 갖춰 가고 있다. 최근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물권법 초안 심의를 마무리, 내년 3월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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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물권법은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의 논란에 휩싸여 통과가 불투명했다. 그러다 이달 초순에 열린 16기 6중전회에서 ‘조화로운 사회’가 당 강령에 포함되면서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화로운 사회는 형식논리상 ‘분배-평등-사회주의’를 축으로 하는 데 반해 ‘물권법’은 근본적으로 이에 배치되는 개념으로 간주됐다.

이번 심의에선 주택용지 사용권을 연장할 때 추가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조항을 넣지 않았다. 때문에 사유화를 완전 보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본주의식 간판은 내걸리지만 내용은 ‘중국식 소유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즉 분배에 초점이 맞춰진 법이 만들어질 것이란 이야기다. 지난 31일 한 경제 전문가는 “기본법인 물권법에 따로 조항을 두지 않아도 추후 다른 일반 법률 및 규정, 세부 조례 등을 통해 ‘부의 평등’을 구현할 장치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주택 사용권을 연장할 때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고 부유층·외국인 등에게만 엄청난 비율의 양도소득세, 증여세, 상속세 등을 부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물권법이 시장경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농민, 도시빈민 등 저소득층을 위한 법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물권법은 향후 ‘분배’에 초점이 맞춰질 중국의 많은 법률과 정책의 근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유제’를 시장경제의 개념 그대로 도입하지 않을 것이며, 소유 개념은 상당히 희석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공유재산과 사유재산을 동등하게 보호’하되 ‘사유재산에서는 무산계급의 재산이 우선’되는 셈이다. 지난 20여년 성장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이 그 대상이다. 성장기에 부를 축적한 ‘기득권’에는 일정한 희생이 요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최근의 ‘상하이방’ 축출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만약 이번에 상하이방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이념 논쟁은 계속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jj@seoul.co.kr
2006-11-0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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