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재민을 돕기 위해 보낸 식량 수백t이 미국의 관료주의 장벽에 가로막혀 소각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런던에서 발행되는 타블로이드 ‘미러’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구호 식량은 이라크 주둔 영국군에게 지급되는 것과 똑같은 것이지만 미 식품의약국(FDA)은 광우병에 감염됐을 수 있는 육류가 들어 있어 식용으로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 국방부도 수백만 파운드가 들어간 40만 상자의 군용 휴대식이 미국에 수송된 것을 확인했다고 미러는 덧붙였다. 현재 구호 식량은 아칸소주 리틀록의 한 창고에서 하릴없이 썩고 있으며, 곧 FDA의 소각시설로 옮겨져 태워질 것이라고 미러는 주장했다.
영국인 구호 활동가는 “광우병을 이유로 들먹인다면 그것은 우스운 얘기”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승인한 군용식을 식용으로 부적합하다고 미국 정부가 판단한 것은 남부 주민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을 망각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신문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구호 식량도 미국의 식품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창고에서 썩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보낸 수천갤런의 배 주스도 같은 운명이라고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상황이 계속 변하고 있으며 지난 16일 회의에서 구호식량 배급과 관련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으며 FDA는 “외국에서 온 이들 식품을 검역하고 살펴보고 있을 따름”이라며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배급할 수 있도록 내놓을 것”이라고 논평했다고 미러는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5-09-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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