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트 ‘딥 스로트’ 고백 배경은

펠트 ‘딥 스로트’ 고백 배경은

입력 2005-06-03 00:00
수정 2005-06-0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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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게이트 사건 제보자인 ‘딥 스로트’ 마크 펠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의 정보제공 행위로 촉발된 내부 고발 논쟁이 미국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그의 행동을 용기있는 결정으로 여긴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조지 W 부시 대통령 등 집권층에선 “판단이 어렵다.”며 직답을 피하며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평소 정보 유출에 엄격한 태도를 보여왔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펠트 전 부국장의 행위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나는 판단할 만큼 잘 알지 못한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이는 내부 고발을 혹여 고무할 경우 장래에 있을지 모를 후폭풍을 경계하는 까닭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워터게이트 특별검사실의 수석변호사였던 리처드 벤 베니스테는 “정부의 월권 행위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내부고발자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돼선 안된다.”면서 “그는 내부 고발로 범법자가 될 위험을 무릅쓰고 정보를 알린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펠트의 딸이 주도

펠트가 33년 동안의 침묵을 깬 것은 딸을 비롯한 식구들의 등쌀 때문. 딥 스로트의 정체를 처음 보도한 잡지 ‘배니티 페어’는 펠트 가족이 그에게 ‘고백’을 설득한 주요 이유의 하나는 돈이었다고 밝혔다.

펠트의 딸인 조앤은 “밥 우드워드는 이것으로 모든 영예를 다 얻었지만 (펠트가 정보제공 사실을 밝힌다면)우리도 최소한 애들 교육을 위해 진 빚을 갚는 데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다고 아버지를 설득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91세인 펠트는 뇌졸중 전력에다 노환까지 겹쳐 가족들이 발표를 서둘렀다는 후문이다. 당초 펠트 가족은 워터게이트 기사를 작성했던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와 함께 발표를 준비했으나 조앤의 주도로 ‘배니티 페어’에 정보를 줬다는 것이다.

저작권으로 수백만달러 받을 수 있어

저작권 대리업자들은 펠트의 회고록은 직접 쓰지 않고 대필하더라도 100만달러 이상의 선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소재 저작권대리업체 잉크웰 매니지먼트측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역사의 중요한 한 조각”이라면서 그의 책은 미국 내 저작권으로 수백만달러를 받을 수 있고 외국 시장에서도 국가별로 수십만달러씩 벌어들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펠트가 지난 1979년 펴낸 회고록 ‘FBI 피라미드’는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서 지난달 31일 10달러에 불과했지만 1일 오후에는 730달러까지 치솟았다. 펠트는 당시 이 책에서 “나는 우드워드와 번스타인 또는 누구에게도 정보를 결코 흘리지 않았다.”고 완강하게 부인했었다.

정보제공 이유는 ‘인사불만’ 때문”?

우드워드는 2일 워싱턴포스트에 쓴 ‘마크 펠트는 어떻게 딥 스로트가 됐나.’라는 장문의 기사에서 자신이 해군 장교로 근무하던 1970년 백악관에서 처음 펠트를 만난 뒤 교분을 맺게 된 과정과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의 만남 등을 자세히 밝혔다.

우드워드는 펠트가 정보를 왜 흘렸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라며 몇가지 추론을 내놓았다. 우드워드는 “펠트는 백악관이 FBI를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려 한다며 경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펠트는 자신이 에드거 후버 FBI국장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고 밝혀 인사에 대한 불만도 정보누설 동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2005-06-03 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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