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베이에 과세 검토

美, 이베이에 과세 검토

입력 2005-03-29 00:00
수정 2005-03-2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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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세무당국인 IRS(Internal Revenue Service)가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eBay)에서 물건을 팔아 얻은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움직임을 보이자 ‘온라인 마켓’이 찬반 토론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자 상거래 업체인 이베이에 물건을 올린 판매자는 미국인만 1억 3500만명에 이르며, 지난해 거래 대금은 무려 34조원을 기록했다. 따라서 IRS가 10%의 세금을 부과한다고 가정하면 3조 4000억원이라는 새로운 국가 수입이 창출되는 셈이다. 극심한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공화당 정부로서는 솔깃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베이에서 거래되는 물품 가운데 적지 않은 수는 창고나 옷장 속에 파묻혀 있던 가재도구와 옷가지 등이다. 이같은 물건을 팔아 얻는 ‘푼돈’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겨야 하느냐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말하자면 ‘재미’로 물건을 파는 것은 ‘사업’으로 거래를 하는 것과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세금 관련법에 따르면 IRS는 뇌물과 도박, 복권, 불법행위를 통해 습득한 돈을 포함, 모든 수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IRS가 원할 경우 이베이에서 얻은 수익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실제로 이베이에서 물건을 판 수입이 생활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인이 43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베이에서 물건을 팔려고 올려놓은 단골 이용자들은 “나의 경우 세금을 내야 하느냐?”는 질문을 서로 주고받고 있지만 누구도 시원한 답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회계사인 바트 푸덴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상거래는 일종의 회색 지대”라면서 “물건 판매를 사업으로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푸덴은 ▲이베이에서의 수입으로 생활비를 대는가 ▲이베이 판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가 ▲이익을 많이 내기 위해 영업활동을 하는가 등의 과세 기준을 만들 수 있다고 IRS에 제안했다.

이베이측은 이용객들의 세금 처리 문의가 잇따르자 크리스 돈레이 대변인을 통해 “회사가 고객의 수입을 일일이 IRS에 보고하지 않는다.”면서 “물품 거래자 각자가 세금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이베이 거래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다른 나라의 전자상거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이베이를 통해 다른 나라 국민이 거래한 경우 세금을 어떻게 물리느냐는 문제 등 국가간 이슈도 새롭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dawn@seoul.co.kr
2005-03-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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