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포용 실패땐 내전 위험

수니파 포용 실패땐 내전 위험

입력 2005-02-01 00:00
수정 2005-02-0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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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총선이 무사히 끝났다고 해서 이라크의 민주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오랜 기득권을 빼앗기게 된 소수 수니파를 어떻게 끌어안느냐는 것.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바그다드 인근 아자미야에서는 4개 투표소가 아예 문조차 열지 못하는 등 일부 수니파 주거지역에서는 투표율이 극히 저조했다.

수니파의 원로정치인 아드난 파차치는 “새 헌법 제정에서 수니파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게 이라크 화합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전제, 그렇지 못할 경우 이라크 치안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헌의회가 마련할 새 헌법과 이에 따라 구성될 새 정부가 수니파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수니파가 느끼게 된다면 이라크 새 정부에 격렬한 저항을 할 것이며 이는 곧 저항세력의 테러를 키우는 온상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칫 시아파와 수니파간 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새로 집권할 시아파가 외국군 철수를 약속했지만 이라크군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철군 일정을 밝힐 수 없다는 미국 등의 입장도 불씨가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알 자르카위로 대표되는 저항세력도 테러 공격 계속을 다짐하고 있어 적잖은 불안요인이다. 투표일인 30일 하루에만 44명이 사망하는 등 테러는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군이 치안을 유지할 능력을 갖출 때까지 연합군의 주둔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미군 등 연합군을 점령군으로 인식하면서 극심한 반감을 드러내는 이라크 국민들의 정서는 미군을 포함한 외국군대의 철수 등과 관련해 새 정부와 국민들간의 마찰 요인으로 떠오를 게 분명하다.

이처럼 여러가지 불안 요인들을 극복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설령 이를 모두 극복하고 새 정부가 이라크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다고 가정하더라도 또다른 장애 요인이 남는다. 새 정부가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얼마나 독자적인 정책을 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대립 등 자신들이 추구하는 중동정책에서 이라크가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만일 이라크 새 정부가 미국의 중동정책에 반하는 노선을 걸으려 한다면 미국이 개입하게 될 것이고 새 정부가 이라크 국민들이 느끼는 정서에 반해 미국에 휘둘린다고 생각한다면 미국에 대한 반감이 새 정부에 돌아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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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2005-02-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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