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진정” “반미 고조”

“반미 진정” “반미 고조”

입력 2004-05-15 00:00
수정 2004-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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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둔 미군의 포로 학대 사진 추가 공개를 둘러싸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첨예한 찬반 양론이 격돌하면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특히 미국의 도덕성 상실로 다음달 30일로 예정된 주권 이양 이후 이라크에서 미국의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 공화·민주당 의원들은 13일 국방부가 수집한 추가 포로 학대 사진과 비디오를 본 뒤 대부분 공개를 지지했다.상원 군사위원회의 칼 레빈(민주) 의원은 “공개가 최상이라고 생각하며,상원이 아닌 국방부나 백악관의 결정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역시 “사진을 공개해 사태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의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과 케이 베일리 허치슨 상원의원은 “이미 공개됐던 사진들의 선동적인 성향을 경험했다.”며 “추가 공개는 반미 감정을 고조시키고,미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전시 포로에 관한 제네바협정에 따라 미 행정부는 포로 학대 사진을 공개할 수 없다.”며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공개 불가 입장을 지지했다.미국 거대기업들의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대부분 “빠른 시일 내 모든 사실을 공개하고 후속대응책을 강구하라.”는 정면대응 방침을 권고하고 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이와 함께 미 의원들은 이라크 국민의 반미 감정이 커감에 따라 주권 이양 이후,미군의 축출이 이뤄질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제기했다.민주당의 케리 애커먼,공화당의 짐 리치 의원은 13일 하원 국제관계위 이라크 주권 이양 청문회에서 “과도정부가 미군을 주둔시키지 않기로 표결한다면 우리는 떠나야 하느냐 아니면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마크 그로스먼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은 “정식으로 요청한다면 철수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같은 요청은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이 이라크를 전격 방문한 가운데 이라크 곳곳에서는 13일(현지시간)에도 미군과 저항세력의 교전이 이어졌다.이라크 내 이슬람 시아파와 미군이 대치하고 있는 카르발라와 나자프에서 치열한 교전이 발생했다.미군은 이날 아부 그라이브에 수용된 이라크 포로 300여명을 추가 석방했다.1주일 뒤에도 추가 석방이 있을 예정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포로 학대 파문의 중심지인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를 방문한 뒤 미군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나는 신문 읽는 것을 중단했다.사실,나는 생존자다.”며 농담어린 말투로 사임의사가 없음을 나타냈다.그는 이번 사건이 미국에 큰 타격을 입혔다며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도운기자 dawn@˝
2004-05-15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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