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광장소음&층간소음/정기홍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장소음&층간소음/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4-11-25 00:00
수정 2014-11-2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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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층간소음 피해를 최근 경험했다. 쉬고 있던 날, 곧 이사를 올 이웃집의 드릴 공사가 불씨가 됐다. “이해해 달라”는 공사 인부의 통사정에 발길을 돌렸는데 이내 후회하고 말았다. ‘쉬는 날은 공사를 않겠다’는 이웃집 명의의 글이 게시판에 붙어 있었다. 아파트 관리 내규에는 ‘토·일요일과 공휴일 공사는 못하고, 평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정한다’는 내용이 있다.

게시판의 글을 이웃집이 아니라 관리사무소에서 대신 쓴 게 아닌가 짐작된다. 이웃집 주인이 내용을 알 턱이 없으니 ‘층간소음 소동’이 일어난 것이다. 공사 인부의 사과가 수확이라면 수확이었다. 지난 2월 층간소음 기준을 주야간 각각 5㏈(데시벨)씩 강화하고 피해 규정도 신설해 놓았지만 그 또한 서로가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직도 희박한 층간소음 인식을 보인 사례가 아닌가 싶다.

주말인 2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75㏈ 숨바꼭질’이 일어났다고 한다. 집회의 주최 측인 한국노총과 단속에 나선 경찰 간에 소음 기준을 놓고 기싸움을 벌인 현장이다. 경찰이 집회 소음의 기준을 80㏈에서 75㏈로 강화한 이후 첫 단속 현장이었는데, 소음을 측정하는 차량 전광판까지 동원됐다고 한다. 시시때때로 오르내리는 소음치를 두고 신경전이 여러 차례 오갔다니 보기 드문 광경이었던 것 같다. 광장이 상대적인 약자의 주장이 펼쳐지는 공간이어선지 경찰의 단속이 다소 매정하게 보인다. 하지만 ‘소통의 장’인 광장이 그동안 너무 시끄러웠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떨치기는 힘들다. 물론 우리 사회가 아직 공정한 사회와 거리가 있고, 이런 이유로 집단의 목소리가 더 과격해졌는지도 모른다. 또 다른 비정상적인 광장의 모습이다.

층간이든 광장이든 생활소음 스트레스를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지금이다. 소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져 민원을 제기하는 기세도 만만찮다. 최근 수인한도(사회 통념상 참아야 하는 정도)를 넘어선 집회 소음 민원을 제기하는 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한다. 봇물처럼 터지는 ‘쉴 권리’에 대한 요구다. 설익은 집회 문화가 제자리를 찾을 때가 된 게 아닌가 한다. 주장이 다양화한 지금은 암흑했던 지난 시절이 아니고, 복잡다기한 ‘1인 100색’의 시대다.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보다 다양해져 있고 주장과 욕구 또한 그 속이 꽤 깊다. 엄격한 법의 적용을 논하기에 앞서 집회장 인근의 시민들이 ‘소리를 들어 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이 소음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바깥 소음에 대해선 다소 관대한 편이었다. 소음을 측정하는 전광판이 광장과 보도(步道)의 파수꾼이 돼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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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4-11-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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