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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사장님과 샐러리맨/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사장님과 샐러리맨/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7-08-25 17:52
업데이트 2017-08-2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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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람이라도 처한 위치에 따라 처신이 달라진다는 것쯤이야 알고 있었지만 그럴 줄을 몰랐다. 오랫동안 지켜보던 한 대학병원의 의사는 평소 환자들에게 까칠하게 대했다. 교수까지 겸한 의사이다 보니 그는 전형적인 ‘갑’의 자세가 몸에 밴 듯했다.

그러던 그가 얼마 전 퇴직 후 개업을 해 그곳을 찾았더니 벌떡 일어나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전에 보지 못했던 행동에 당황스러웠다. 자신이 진료하던 환자가 개업한 병원을 다시 찾아 줬으니 반갑기도 했을 터. 예전에는 뭘 물어봐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더니?. 게다가 그는 처음 마주하는 환자인 양 아주 기초적인 사안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오랫동안 진료를 받았어도 한 번도 듣지 못한 얘기들이다.

물론 ‘초치기’ 진료를 하는 대학병원과 개인병원이 다르긴 하지만 그를 이곳에서 처음 만났더라면 아주 친절한 의사로 여길 정도로 태도가 확 바뀌었다. 한 할머니도 “개업하더니 다른 사람이 됐네”라며 어리둥절할 표정을 지었다. 내 사업을 하는 것과 월급을 받는 것의 차이가 이거구나 싶다. 새삼 ‘주인 의식’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그다.
2017-08-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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