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까치집/이춘규 논설위원

[길섶에서]까치집/이춘규 논설위원

입력 2010-12-27 00:00
수정 2010-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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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포 전 토요일 오전. 늦잠을 즐긴 뒤 뒤척이는데 까치소리가 요란하다. 아파트의 8층 작은 방 바로 옆 높이 30m 가까운 나무에서다. 평소와는 달랐다. 한 마리가 아닌 듯했다. 조용히 다가갔다. 두 마리다. 소리를 질러 뭔가 의사소통을 하는 모양이다. 까치집을 짓기 시작했다.

가족들을 불렀다. 아뿔싸! 아이가 자세히 보겠다며 창문을 열자 놀란 한 마리가 나무꼭대기로 날아올랐다. 우리를 내려다본 뒤 아래 까치에게 신호를 해 날아가 버린다. 까치집은 그걸로 끝나는 줄 알았다. 일 주일 뒤 까치들이 조심조심 집짓기를 재개했다. 이후 점점 대범해졌다. 사람이 보고 있어도 동요 없이 작업을 한다. 지금은 마감작업 중이다. 거의 완성됐다.

까치집 짓기 초기엔 고민이었다. 까치는 서울시에서 가장 많이 포획되는 유해 조수다. 짧은 막대기만 사용해도 집짓기를 막을 수 있었다. 지금도 가능하다. 그런데 집으로 찾아 들어온 짐승들은 절대 해치지 말라는 어른 말씀을 떠올렸다. 까치들과 어색한 공생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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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10-12-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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