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우정의 기술/김종면 논설위원

[길섶에서] 우정의 기술/김종면 논설위원

입력 2009-09-11 00:00
수정 2009-09-11 00: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제 마음에 비상벨이 울리면 언제나 선배가 나타나요.” 올봄 종영된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여주인공이 자신에게 마음을 써주는 친구 같은 선배에게 한 말이다. 지금도 많은 이들은 이 말을 최고의 대사로 기억한다. 우정의 본질을 이처럼 감각적으로 표현한 예도 흔치 않다.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는 ‘명예소방관’, 그것이 바로 친구다. 하지만 사랑이 그렇듯 우정 또한 영원한 것이 아니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우정도 자칫 잘못하면 유리그릇처럼 금이 가기 쉽다.

얼마전 중국 친구와 인권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다 의가 상할 뻔했다. “여기는 중국”이라는 매몰찬 말 한마디. 기꺼이 마음의 소방관이 되어 준 친구도 생각의 무늬까지 같지는 않았다. “우정은 한 눈은 감고 나머지 눈은 뜨는 것이다.”라는 중국 속담도 있다는데, 차라리 듣고도 못들은 체, 보고도 못본 체 할 걸 그랬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는 배려의 기술이 필요한 것 같다. 우정도 화초가꾸듯 관리를 해야 하나. 우정의 비용은 얼마쯤 될까.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09-09-11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