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눔의 집, 위안부 할머니 지원 손 떼고 해산해야

[사설] 나눔의 집, 위안부 할머니 지원 손 떼고 해산해야

입력 2020-08-12 20:20
수정 2020-08-13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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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지원 시설인 나눔의 집에 대한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는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을 사실로 확인해 준 충격적인 내용으로 가득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셔 놓고 88억원에 이르는 후원금을 챙기고는 정작 할머니들 시설에 돌아간 액수가 2억원에 불과했다는 조사단의 발표를 보면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을 설립한 목적이 과연 어디에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먼 본말전도의 극치다.

나눔의 집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거둔 돈 가운데 토지 매입 재산 조성비로 사용한 게 26억원이었다. 시설에 간 2억원을 뺀 나머지 60억원의 후원금은 내부 고발로 의혹이 제기된 고급 요양시설 건립 등을 위해 쌓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할머니에 대한 학대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간병인이 “할머니 갖다 버린다. 혼나 봐야 한다”는 언어폭력을 의사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중증의 할머니에게 집중해서 행사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나눔의 집 설립과 운영 목적이 위안부 할머니를 생전까지 돕고 지원하며 기억을 남기는 데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해졌다. 경기도는 민관조사단의 보강 조사를 거쳐 최종 결과가 나오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관계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한다고 한다. 또한 민간협의회를 통해 나눔의 집 정상화 방안을 모색한다고 하지만 이미 나눔의 집의 존재 의의는 사라졌다. 그렇다면 나눔의 집은 지원 사업에서 손을 떼고 해산하는 게 마땅하다.

나눔의 집이 초기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도왔던 공헌을 부정하자는 게 아니다. 하지만 본말이 뒤바뀐 운영을 통해 후세에 전하려는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교훈이 퇴색해서는 곤란하다. 나눔의 집에 5명 남은 할머니들을 이런 시설에 모시는 것도 옳지 않다. 정의기억연대와 함께 위안부 할머니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양대 단체가 불명예스러운 돈 문제에 얽힌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그러나 털고 갈 것은 털고 가야 한다. 나눔의 집과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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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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