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희정 미투’ 계기로 정치권 성폭력 실상 밝혀야

[사설] ‘안희정 미투’ 계기로 정치권 성폭력 실상 밝혀야

입력 2018-03-06 22:32
수정 2018-03-0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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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피해자다’라는 이른바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치권에서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여성 비서로부터 제기된 것이다.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는 그제 한 TV에 출연해 “수행비서로 일하던 지난해 6월 말부터 8개월 동안 네 차례 성폭행을 당하고 수시로 성추행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유력한 여권의 차기 대통령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이 사건이 유력 정치인의 일그러진 민낯을 확인하는 데 머물러선 안 된다. 안 전 지사는 미투 파장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피해자를 밤에 불러 위로하는 척하면서 또다시 성폭행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폭로가 나오자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폭로에도 “성폭행은 아니었다”고 발뺌했던 연출가 이윤택의 재판이다. 두 사람 모두 해당 분야에서 다른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쥐다시피 한 제왕적 권력자들이었다. 이들의 태도는 성범죄를 마치 ‘권리행사’쯤으로 여기는 듯한 우리 사회 일각의 잘못된 인식을 대표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는 안 전 지사 사건을 보면서 성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정치권에 요구한다. 우선 각 정당은 6월 지방선거부터 엄격한 심사로 성범죄자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해야 할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성범죄자를 예외 없이 부적격자로 분류하는 공천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공천은 물론 당직자 인선에도 이 기준을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할 것이다.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안 전 지사 사건에 대해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모두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는 철저한 자성(自省)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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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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