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의회 ‘꼼수’ 유급보좌관 폐지해야

[사설] 경기도의회 ‘꼼수’ 유급보좌관 폐지해야

입력 2015-03-24 18:02
수정 2015-03-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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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의 ‘유급보좌관제병(病)’이 또 도졌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유급보좌관을 도입하려다 반대 여론에 밀려 포기한 경기도의회가 이번에 또 ‘꼼수’까지 동원해 ‘변형’ 유급보좌관제를 운영하다 적발됐다. 감사원의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의회는 경기개발연구원에 의정연구센터를 설치하고 지방의원을 지원할 수십 명의 인력을 채용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도 예산도 크게 늘렸다. 그동안 계속 추진하던 유급보좌관제가 무산되자 2013년 예산을 심의하면서 ‘의회 역량 제고’라는 명목으로 17억 7000만원을 증액해 석·박사급 인력 27명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유급보좌관제가 2012년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난 것을 모르지 않을진대 지방의회는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란 말인가.

거대한 광역 자치단체를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서는 지방 의원의 전문성을 높여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이 곧 유급보좌관을 둬야 할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원의 일그러진 행태를 보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첨병은커녕 지방자치의 뿌리를 아예 썩어 문드러지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1년이 다 가도록 한 건의 조례도 입안하지 않는, 무늬만 지방의원이 한둘이 아니다. 외유성 해외 시찰이나 이권을 둘러싼 추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니 지방의회 무용론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것이다. 변변한 월급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각 의원이 연간 50여개의 조례를 입안한다는 스웨덴의 지방의회 모습과 크게 대비된다. 그런 사정을 모르지 않는다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유급보좌관 타령을 할 게 아니라 그야말로 1991년 지방자치 부활 당시 무보수 명예직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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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지방의회 의원은 유급제로 바뀌었다. 광역의원들은 자료수집비 등의 명목으로 상당한 수준의 의정비를 지급받고 있다. 정히 보좌 인력이 필요하다면 개인 인턴이라도 두면 될 것이다. 도의회가 법망까지 교묘하게 피해 가면서 유급보좌관을 두겠다고 나서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명분이 희미한 일은 실패하게 마련이다. 유급보좌관이 없어 지방의원 일을 못 하느냐는 비아냥을 듣는 것보다 더 수치스러운 일도 달리 없을 듯하다. 우리 지방자치는 성년의 나이가 됐지만 온전한 성년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지방자치를 욕되게 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2015-03-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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