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서구 재력가 ‘송씨 리스트’ 낱낱이 밝혀내야

[사설] 강서구 재력가 ‘송씨 리스트’ 낱낱이 밝혀내야

입력 2014-07-14 00:00
수정 201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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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당한 서울 강서구의 재력가 송모씨가 현직 검사 등 여러 사람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기록한 금전출납부가 발견됐다. 이 출납부에는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씌어 있는 현직 검사 A씨를 비롯해 경찰·구청·세무서·소방 공무원 등 수십명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고 한다. 또 송씨를 살인교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형식 서울시의원 외에 또 다른 전·현직 시·구의원의 이름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지역 뇌물 스캔들로 비화할 공산이 크다. 수사당국은 실제로 돈을 받았는지 낱낱이 밝혀 뇌물에 해당한다면 사법처리해야 한다.

송씨 사건의 원인은 단순한 채무관계가 아니다. 구속된 시의원 김씨가 건물 용도변경 청탁과 함께 5억여원을 받고 일을 추진하다 무산되자 송씨를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수사과정에서 송씨는 재산을 축적하면서 10여건의 민·형사소송에 휘말린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 송씨가 정·관계 인사들과 유착 관계를 형성해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출납부에 적힌 내용만으로 뇌물 범죄라고 확증할 수 없다. A검사는 송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지만 금전거래는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토착비리의 모양새다. 민원이 많은 재력가가 지역 공무원들의 ‘스폰서’ 역할을 하고 필요할 때 청탁을 하는 유착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 김 의원은 송씨의 뒤를 봐주고 7000여만원어치의 향응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런 스폰서 관계는 비단 강서구에만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개발 바람이 불고 부동산 관련 민원이 잇따르는 지역에 비리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역 공무원들과 토호가 결탁해 이권을 좌우하는 지역 비리의 폐해는 자못 크다. 지방자치의 뿌리를 흔들고 훼손하는 토착비리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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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착 관계와 스폰서 관행을 바로잡을 수단이 바로 ‘김영란법’이다.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공무원은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불문하고 3년 이하의 징역을 받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송씨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은 대가성 여부를 떠나 모두 처벌을 받을 것이다. 현행법으로는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은 적은 금액의 금품수수는 처벌을 피해갈 수 있다. 따라서 토착비리를 막기 위해서도 국회에 계류 중인 김영란법의 처리가 시급하다. 위헌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나 여야가 법안 통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검찰과 경찰은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 제 식구를 감쌌다는 비난을 듣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2014-07-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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