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안부 문제 넘어야 한·일 관계 정상화 이룬다

[사설] 위안부 문제 넘어야 한·일 관계 정상화 이룬다

입력 2014-04-18 00:00
수정 2014-04-1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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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양국 간 논의가 시작됐다. 1991년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계기로 이 문제가 공론화된 지 23년 만의 일이다. 눈보라가 날리든, 비바람이 몰아치든 1992년 1월 8일부터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나와 위안부 할머니들이 피 끓는 절규를 쏟아낸 수요집회가 무려 1122차례에 이르도록 한사코 눈과 귀를 막고 있던 일본 정부가 마침내 대화 테이블에 앉은 것이다.

그제 서울에서 열린 첫 국장급 협의에서 양국은 비록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러나 매월 한 차례씩 논의를 이어가자는 합의로 첫발을 뗀 것만으로도 의미는 작지 않다고 본다. 일본의 전향적 태도와 신속한 합의가 절실히 요구된다. 오늘까지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는 불과 55명이고, 평균 나이가 88세에 이른다. 이분들이 평생 가슴에 담고 지내온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도록 하려면 그만큼 양국 정부가 논의를 서둘러야 할 상황인 것이다.

본격 논의가 시작된 만큼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법적 책임이 해소됐다’는 그릇된 인식과 주장부터 거둬야 한다. 청구권 협정은 징용 피해자와 달리 유인과 납치, 기망 등의 수법을 동원해 지울 수 없는 피해를 안긴 위안부에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국제적 인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구촌 각국이 결의안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 해결에 일본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해 왔다. 유엔만 해도 이미 2008년 인권이사회 보고서를 통해 일본이 위안부 동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 보상할 것과 이를 국민에게 알리고 부인하지 말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미국도 의회 차원의 숱한 결의안 채택과 더불어 올 1월 세출법안에 일본의 위안부 결의안 준수를 촉구하는 보고서를 담는 것으로 일본의 올바른 과거사 인식과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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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이미 2012년 이명박 정부와 노다 총리 시절 물밑 논의를 통해 주한 일본대사를 통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 등의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현 아베 총리 정부도 이를 기반으로 해결책을 모색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이 방안은 일본의 법적 책임이 배제돼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패전국 독일이 유럽의 중심으로 다시 설 수 있었던 힘은 그릇된 침략 행위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과, 그리고 이를 씻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에서 나왔다. 한·일 관계 정상화를 향한 출발점이 이번 위안부 논의가 될 수 있도록 일본 정부는 성심을 다해야 한다.

2014-04-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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