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기관 ‘서류 없는 채용제’ 세밀히 보완하길

[사설] 공공기관 ‘서류 없는 채용제’ 세밀히 보완하길

입력 2013-07-26 00:00
수정 2013-07-2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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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채용 방식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대폭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출신학교나 학점, 영어성적, 자격증 등 서류전형을 없애고 대신 스토리텔링이나 오디션 등의 기법을 활용해 직무 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스펙’을 배제하고 구직자의 열정이나 잠재력을 평가해 선발하는 ‘열린 채용’인 셈이다. 스펙 쌓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신입 사원의 업무 능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채용 문화라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정부와 민간이 합동으로 ‘스펙 초월 청년취업센터’를 설립하고 과도한 스펙 경쟁을 없애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청년실업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청년 고용률은 40.1%로 고령층 고용률 53%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낮다. 직장을 찾지 못하는 자녀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일터에 나가는 나이 든 아버지들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9급 공무원 시험에 20만 4698명이 원서를 냈다고 한다. 올해 대학 졸업자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로, 공무원 공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대 규모다.

정부는 서류전형을 없애는 대신 일부 공기업이 고졸 인턴사업 채용에 실험적으로 도입한 방식을 대안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평가관이 수행과제를 내주면 구직자가 동영상이나 파워포인트 등 결과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방식을 반복하면서 업무 능력을 평가하게 된다. 문제는 지원자의 업무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다. 열정과 도전정신, 능력만 있으면 된다고 하지만 진정한 인재를 가릴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혼란만 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류전형보다 공평하다는 평가가 나오도록 세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2007년부터 정부와 공공기관, 1000명 이상 민간사업장을 대상으로 표준이력서 도입을 권고해 왔다. 직무 관련 교육이나 경험 등을 중심으로 이력서를 작성해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들의 호응이 적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서울메트로 등 산하 17개 투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표준이력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민간 부문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서류 없는 채용이 확산되려면 고도 성장기에 활용했던 대규모 공채 방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 근로자의 조직 충성도나 순환보직을 통한 인력의 유연한 배치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 글로벌 경쟁시대에 창의성을 갖춘 인재 확보가 어려운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직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평가, 직무 중심의 인사제도 등이 전제돼야 스펙을 초월한 채용 시스템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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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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