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원금 400억원도 모자란다는 국회

[사설] 후원금 400억원도 모자란다는 국회

입력 2005-03-24 00:00
수정 2005-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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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의원 후원회를 통해 모금된 후원금은 40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회의원 1인당 평균 1억 4200만원이다. 그 전해보다 총액 110억원, 개인당 6100만원이 줄었지만 지난해 개정된 정치자금법에 따른 것이어서 실제 국회의원들의 살림살이가 옹색해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현행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은 돈 안 드는 정치를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후원회의 모금행사나 법인의 후원금을 금지하고 있고, 소액다수의 모금을 허용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주민들에게 밥을 살 수도 없고, 유권자들이 금품을 요구하는 풍토도 사라져가고 있다. 하지만 공개된 후원금 실상을 보면 아직도 새정치의 뜻을 망각한 사례가 적지 않다. 대부분이 상임위 유관단체 등 직무와 연관이 있는 기관에서 후원금을 받은 경우가 많다. 이런 후원금은 로비나 보험성 후원일 가능성이 짙다. 또 법인 임원이나 직원 명의의 고액후원금은 명의만 빌린 기업의 편법후원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다.‘주부’라고만 밝히고 후원금 500만원을 낸 경우도 많았다.

저비용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첫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선관위는 정치자금 모금 및 지출 실사과정에서 불법이나 편법을 철저히 가려내고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서는 후원회 집회 및 법인의 후원금 허용 등 정치자금을 늘리는 쪽으로 관련법 개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저비용 정치의 첫걸음을 겨우 뗀 마당에 이런 움직임은 시대흐름과 국민정서에 맞지 않다. 각종 특권에다 세비, 일인당 연 1억 4200만원꼴인 후원금으로도 모자란다면, 왜 모자라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가 법을 만든다고 해서 거꾸로 가서는 안 된다.

2005-03-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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