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수부 개편 이런식 안된다

[사설] 중수부 개편 이런식 안된다

입력 2004-06-16 00:00
수정 2004-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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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 폐지 논의가 검찰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는 송광수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중수부 폐지론은 공직자비리조사처의 신설과 맞물려서 정치권에서 먼저 들고 나온 것이다.23년의 역사를 지닌 중수부는 수많은 대형사건들을 처리해왔다.올초까지는 사상 초유의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벌여 정치개혁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그러나 그 과정에서 ‘권력의 시녀’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고 검찰의 권력 자체도 무소불위에 이른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방대해진 검찰 권력은 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송 총장이든 노 대통령이든 이런 식의 기싸움을 하거나 정치력을 동원해 목적을 관철하려 해서는 안 된다.중수부의 기능은 검찰에서도 축소하는 쪽으로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정치권은 폐지론을 흘리기 전에 법무부,검찰과 충분한 사전논의를 했어야 했다.폐지와 축소의 장단점을 놓고 충분한 저울질을 한 다음에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순서였다.중수부는 검찰의 중추조직이자 국가기강과 관련된 수사기구이기 때문이다.

논의 과정에서 검찰의 독립을 해쳐서도 안 된다.노 대통령의 발언은 독립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다.정치권과 정면 대결하는 듯한 송 총장의 태도도 옳지 않았다.검찰 권력이 제어할 필요가 있을 만큼 비대해진 현실을 인정해서 어떤 의견이라도 수용한 뒤 논의에 부치는 겸허한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노 대통령 말대로 중수부 폐지론이 실무적인 문제라면 법무장관을 통해 얼마든지 정상적인 논의를 유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지금부터라도 정치권과 법무부,검찰 3자는 이 문제를 심도있게 공동 논의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2004-06-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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