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주석의 서울살이] 청와대가 떠나야 할 이유

[노주석의 서울살이] 청와대가 떠나야 할 이유

입력 2017-02-03 18:14
수정 2017-02-03 18:5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서울 종로구 삼청동 ‘산 35번지’ 한옥에 살았지만 10년을 버티지 못했다. 낡은 기와에서 물이 새고, 흙담이 무너져 내렸다. 연탄불 갈기, 재래식 화장실 생활도 고달팠다. 떠난 뒤 삼청동을 더 잘 즐기게 됐다. 살기엔 감수해야 할 고통이 컸다. 세종로 네거리 충무공 동상 앞에서 광화문을 바라보노라면 피지 않은 모란송이 같은 소담스런 산이 겹쳐 보인다. 답사 나온 무리에게 산 이름을 물어본 적이 있다. 열에 대여섯은 ‘청와대 뒷산’이라고 하고, 두엇은 ‘북한산’이라고 답했다.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이 산의 본명은 ‘백악산’이고 별칭은 ‘북악산’이다. 태조 이성계가 주산(主山)으로 삼아 앞 명당혈에 경복궁 근정전을 앉힌 바로 그 산이다. 서울 심장부의 유래가 된 산이지만 어느덧 이름을 잃었다. 어디 주민의 불편함이나 잊힌 산 이름뿐이랴. 우리는 백악산 앞에, 북촌 뒤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청와대의 존재로 말미암아 많은 것을 잃거나 놓치고 살아왔다.

다행히 청와대 이전의 골든타임이 온 듯하다. 대선 주자마다 청와대 이전 공약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대권 쟁취용으로 급조된 공약으로 여겨진다. 포퓰리즘 냄새가 난다. 서울이 지향해야 할 ‘역사도시’의 복원과 ‘문화수도’의 재현을 언급하는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관저 터에 깃들었다는 ‘불길한 기원’을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현재의 청와대는 온갖 심리적 불안과 규제의 진앙이다.

미국 백악관 부지 면적의 3배에 이르는 거대한 대통령 집무 공간이 북촌과 웃대 그리고 인사동을 잇는 도심의 복합문화벨트를 차단해 절름발이로 만들고 있다는 점을 그 누구도 지적하지 않을 뿐이다. 청와대가 옮겨 가고 백악산과 인왕산 방면으로 뚫린 청와대·육상궁 일대가 경복궁의 배후 공원으로 조성되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외국인 관광객을 연 3000만명 이상 끌어들이는 세계적 명소가 되지 않을까?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한양 도성 순성길에 백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제왕의 조망’이 더해지면 압권일 것이다.

21만㎡가 넘는 청와대가 도심을 떠날 때 예상되는 경제적 가치나 문화적 효과는 금액으로 따지기 어렵다. 크고 작은 화랑과 아트숍, 미술관, 박물관 등 300여곳이 자리 잡은 국내 최대의 아트벨트가 빛을 발할 게 틀림없다. 청와대에 몸과 마음을 내줘 불구자가 된 경복궁에 원형 복원의 기회가 주어지고, 지금은 갈 수 없는 청계천 발원지를 찾는 걷기 코스가 개발될지도 모른다.

궁정동, 팔판동, 효자동, 청운동 같은 북촌에서 인왕산 아래 웃대마을까지 이어질 지역 개발은 물론 백악산 뒤편 부암동, 성북동, 정릉, 구기동, 세검정, 홍제동이 문화 배후지가 될 봄날을 기다린다.

서울은 ‘수도’(首都)의 역할에 치우쳤다. 서울은 제왕이나 대통령이 통치하는 도읍(Capital)이기 이전에 1000만 시민이 살아가는 도시(City)다. 그간 통치자가 아닌 시민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의 기능과 의미 부여에 소홀했다. 서울은 600년 이상 정치도시에 머물렀지만 문화시대를 맞은 이제 ‘서울특별시’가 아닌 ‘서울보통시’로 위상을 되돌려야 한다.


김태수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성동구 내 정비사업 현장 방문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김태수 위원장(국민의힘, 성북구 제4선거구)은 지난 1월 28일 서울시 성동구 응봉동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모아타운 대상지와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인 마장세림아파트를 방문했다. 이날 현장방문에는 윤희숙 前 국회의원, 서울시의회 황철규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각 사업을 담당하는 서울시, 성동구 관계 공무원 및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함께 각 대상지 지역 주민들이 대거 참석했다. 먼저 방문한 응봉동 모아타운(4만 2268.9㎡)은 2022년 하반기 모아타운 대상지 공모에 선정되어 2024년부터 SH참여 모아타운 공공관리사업으로 추진 중인데, 1차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토대로 관리계획을 마련하여 2026년 하반기에 관리계획 결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1종일반주거지역인 대상지는 대현산 남측 기슭에 위치한 구릉지형 노후·저층 주거지로, 과거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시행했던 지역임에 따라 현행 규정상 용적률 한도에 근접해 있다. 그런데도 서울시에서는 높이제한 의견을 제시하여 추가 용적률 확보를 위한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이번 주민 간담회에서는 용도지역 상향, 높이계획에 관한 사항, 인접 공원부지 편입 가능성 등 사업성 확
thumbnail - 김태수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성동구 내 정비사업 현장 방문

누가 대권을 잡든 대한민국의 권부(權府)를 온전히 서울에 돌려줌으로써 그동안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자 ‘시민’의 권리를 담보한 서울시민들에게 보답해야 한다.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청와대가 ‘떠난 자리’와 ‘옮길 자리’에 대한 정책적 뒷바라지를 다하는 것으로 시민운동가 출신의 책무를 마무리하시길 바란다.
2017-02-04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