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영 칼럼] 국회를 주저앉힌 ‘개발에 편자’ 선진화법

[구본영 칼럼] 국회를 주저앉힌 ‘개발에 편자’ 선진화법

입력 2014-09-25 00:00
수정 2014-09-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구본영 이사대우
구본영 이사대우
이따금 BBC 방송을 통해 보는 영국 하원의 풍경은 우리 국회와는 사뭇 다르다. 각료들과 서로 침이 튈 듯 가까운 앞줄의 의원들은 야당 당수를 비롯한 고참의원들이다. 총리가 답변하거나 야당 대표가 질문할 때 상대 당 의원들이 야유나 응원을 보내기도 하지만, 웃음과 격려가 뒤섞여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우리처럼 다선 의원들이 뒷줄에 앉아 폼을 잡고 앞줄의 초·재선의원들이 막말성 고함과 몸싸움을 벌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제는 우리의 이런 ‘동물국회’마저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이후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채 마비 상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개최한다고 했지만, 야당이 버티면 파행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여야의 세월호법 평행선 대치와 함께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야당이 세월호법과 다른 모든 현안을 연계해 절차적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다수결 원칙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는 차원에서다. 민생경제 곳곳에서 경보음이 들리는 판에 지난 5월 이후 법안통과 실적 ‘0’ 상태라는 것은 뭘 말하나. 날치기 처리와 몸싸움 방지라는 애초 취지와 달리 국정을 반신불수로 만드는, 국회선진화법의 부작용만 두드러지는 꼴이다.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현행 국회법은 교섭단체대표 간 합의가 있어야만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할 수 있고, 재적의원 또는 소관 상임위원 3분의2나 5분의3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안건 심사가 가능하다. 게다가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법사위나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키려고 해도 재적의원 5분의3 이상 찬성을 얻도록 하고 있다. 이런 이중삼중의 다수당 견제 장치는 영미권 의회에 비해서도 훨씬 ‘선진적’이다.

그러나 선진화법이 성공하려면 영국 의회에서 보듯 이른바 ‘숙의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가 전제돼야 한다. 숙의민주주의란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이견을 좁혀 가는 과정이다. 상대의 의견도 맞을 수 있다고 보는, 겸허한 토론문화가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목소리만 크면 통하는 ‘데시벨의 법칙’이 지배하는 한국적 토양은 숙의민주주의를 꽃피우기에는 너무 척박하다. 아마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최근 이를 가장 뼈저리게 실감했을지 모르겠다. 여당의 양보를 얻어낸 두 차례 세월호법 합의안이 당내 강경파에 의해 일언지하에 비토당하고 비대위원장 사퇴요구에 맞닥뜨리면서다.

며칠 전 세월호가족대책위 일부 간부들의 대리기사 폭행사건을 보라. 힘없는 대리기사는 갈빗대 2개가 부러진 채 즉각 연행돼 조사받았지만 현장의 국회의원이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유세를 떤 덕분인지 경찰이 가해자들을 병원으로 모셨단다. 오죽하면 “‘대리기사특별법’을 만들어 대리기사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야 한다”(네이버 kdy6****) 는 한탄이 나왔겠나. 자기편만 옳고 상대편은 죄다 틀렸다는 진영논리만 횡행한다면 숙의민주주의는 언감생심이다. 그런 풍토에서 선진화법은 ‘개발에 편자(쇠 말굽)’일 뿐이다.

한마디로 국회법으로 선진국회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애당초 어불성설이었다. 18대 국회에서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나서 입법을 독려했던 새누리당이 새삼 위헌소지를 들먹이며 아우성이다. 선진화법 통과 당시 여당이 이를 몰랐다면 한심한 일이다. 혹여 총선 패배로 소수당이 될 때를 대비한 불순한 의도가 없었다면 말이다.


김광철 서울시의원, 몽촌해자 음악분수 재설치 해법 찾는다… 관계기관 합동회의 개최

서울시의회 김광철 시의원(국민의힘·송파2)이 지난 18일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올림픽공원 몽촌해자 음악분수대 재설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김 의원이 지난 8월 27일 제339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올림픽공원 내 노후 음악분수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관광콘텐츠로 재조성할 것을 제안한 데 따른 후속 논의다. 김 의원은 5분 자유발언에 그치지 않고 이후 서울시와 송파구,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관계기관 간 협의를 추진했으며, 이번 합동회의에서는 서울시 공모사업 활용 가능성과 기존 시설 철거, 신규 시설 설치 및 향후 운영·관리 주체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송파갑 박정훈 국회의원과 ▲김광철 서울시의원을 비롯해 ▲송파구의회 전정 행정자치위원장 ▲박순옥 재정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김언주 도시건설위원회 의원이 참석했다. 서울시에서는 ▲관광정책과 하동준 과장 ▲수변감성도시과 조현범 수변정책팀장 ▲치수안전과 김덕순 하천생태팀장 ▲한성백제박물관 고수봉 총무과장이, 송파구에서는 ▲문화유산과 권순영 과장과 ▲치수과 강대양 과장이 참석했으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는 강기원 레거시사업실장이 참석해 기관별
thumbnail - 김광철 서울시의원, 몽촌해자 음악분수 재설치 해법 찾는다… 관계기관 합동회의 개최

그러나 5분의3 찬성이란 선진화법 규정 탓에 개정은 야당의 동의가 없으면 거의 불가능하다. 까닭에 새누리당은 “폭력 국회 대신 대화 정치를 살리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선진화법을 탓하기에 앞서 적극적 대야 소통과 설득을 선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야권이 선진화법을 악용해 국정 발목 잡기를 계속한다면 다음 선거에서 국민이 개의 발에서 말발굽을 떼 내는 심판을 할 것이다.
2014-09-2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