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사랑받는 ‘원순씨’가 되려면/송한수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사랑받는 ‘원순씨’가 되려면/송한수 사회2부 차장

입력 2012-01-03 00:00
수정 2012-01-0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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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의 해’ 박원순 시장께 복(福)이 깃들기를 빕니다. 여기에서 복이란 시민들로부터 골고루 사랑받는 단체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거듭 말씀하신 것처럼 시민들을 주주(株主)로 모신 까닭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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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수 사회2부 부장급
송한수 사회2부 부장급
엊그제입니다. 신년 인터뷰 때 좋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제 시장께 얘기를 올립니다. 짧은 준비기간을 지나 본격적인 임기의 첫발을 떼며 정책으로 말해야 할 때를 맞아서입니다.

‘토끼 해’를 떠나보낼 무렵, 3급 이상 60여명을 놓고 인사 대이동이 단행된 날입니다. 직원들은 너나없이 혀를 내둘렀지요. 파격을 넘어 ‘파괴’라고 말입니다. 어떤 매체는 ‘전원 교체’라는 타이틀로 충격을 드러냈습니다.

어느 조직에서나 ‘내부 고객’으로 불리는 직원들을 지혜롭게 추슬러 최대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은 숙제입니다. 그래야만 외부 고객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어서입니다. 산하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출연·투자기관까지 통틀어 4만여명이나 되는 공무원을 거느리고, 연간 20조원을 웃도는 예산을 주물러 ‘소통령’으로 일컬어지는 서울시장에게는 물론입니다.

새해를 맞았지만 직원들은 쉽게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할 듯합니다. ‘허리’ 역할을 맡을 직원들에 대한 후속 인사가 줄줄이 예고돼 있습니다. 언제 자리를 옮길지 모를 마당에 마음을 다잡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인지상정(人之常情)일 테지요.

미국에서 나온 ‘ABC’(Anything But Clinton)란 말을 떠올립니다. 2001년 취임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임 대통령의 정책 말고는 모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특히 외교·안보 정책에 철저히 적용됐습니다. ‘ABC’는 독단으로 흘러 갖가지 혼란을 빚었습니다. 온통 뒤엎는 바람에 정책 결정자들은 마치 강경책을 내놓아야 어필할 수 있는 양 여겼고, 마침내 대북한 문제도 파국으로 치닫게 만들었지요.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ABR’(Anything But Roh)이란 유행어가 번졌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던 것만 빼곤 무엇이든’이라고 말입니다. 통일부 폐지를 39년 만에 검토한 점을 첫손에 꼽겠습니다. 남북한 관계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고, 급기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엔 “앞으로 상종하지 않겠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벌써 레임덕이다.”라는 저주(?)도 전임자 정책을 무조건 내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벌써 ‘ABO’(Anything But Oh)라고 쑥덕댑니다. 비단 대규모 인사이동 탓이 아닙니다. 이를 신호탄으로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소득과 무관하게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한다는 데에는, 이미 집행하기로 한 만큼 논란은 일단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예컨대 한강 양화대교 통행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뉴타운 정책에는 어떤 변화를 내다보고 대비해야 하는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이 하려던 정책을 모두 뒤집는다고 보기 때문이랍니다.

사실 억울한 부분도 적잖을 것입니다. ‘공무원을 공무원으로만 바라보고, 정책도 시스템에 따라 집행할 뿐’이란 말씀이 뒷받침합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이런저런 부작용은 시장께서 엄청난 짐을 짊어졌다는 점을 방증합니다. 서울을 아름답게 바꿀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필요하지요. 하지만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악순환을 낳거나 본래 뜻과는 달리 시민들에게 불편과 불이익을 끼치게 됐다면 얼른 거둬들이는 행위야말로 진짜 용기라고 할 것입니다.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 이웃에 있는 백성은 은혜에 감복해 기뻐하고 먼 곳에 사는 백성도 그 소문을 듣고 흠모하여 찾아온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수도 수장(首長)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중요한 때입니다. 지난 연말 말씀은 다행입니다. “은퇴 공무원들도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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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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