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미인불패/김종면 논설위원

[길섶에서] 미인불패/김종면 논설위원

입력 2009-07-11 00:00
수정 2009-07-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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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여성시인 사포는 “예쁘면 다 착하다.”고 했다. ‘착하면 다 예쁘다.’라고 하면 또 모를까, 겉은 눈이 멀게 예쁘지만 속은 두억시니 같은 이들도 한둘이 아닌데 이 레즈비언 시인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가 살던 기원전 600년 당시에는 그랬나. 아름다움과 착함이 동행하는 것이라면 미인이 넘쳐나는 이 세상은 한결 살 만한 곳이 되었을 텐데…. 하지만 오늘날 예뻐지려는 욕망의 바탕에는 미인불패의 신화가 깔려 있다.

겉모습이 절대적 힘을 발휘하는 것은 사실 동물의 세계에서다.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적에게 그대로 노출되고 달아나기에도 거추장스러운 화려한 꽁지깃을 가진 공작새는 벌써 멸종됐어야 했다. 그러나 ‘성적 선택’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윈은 이 아이러니를 “공작새의 깃만 보면 기분이 우울해진다.”는 말로 표백했다. 인간은 공작이 아니다. 며칠 전 미스코리아대회를 보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미스 품행’ 대회를 떠올렸다. 외모가 아니라 순전히 마음만 보고 미인을 뽑는단다. 마음이 고와야 미인이 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09-07-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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