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부처에 맡겨 공기업 개혁 되겠나

[사설] 정부 부처에 맡겨 공기업 개혁 되겠나

입력 2008-07-23 00:00
수정 2008-07-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공기업 선진화가 정부 각 부처별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확정, 시행된다고 한다. 또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예고했던 대로 전기·가스·수도·건강보험은 민영화대상에서 제외된다. 어제 당정협의회를 거쳐 확정된 공기업 선진화 추진방안이다. 당초 시장주의 경제 개혁 차원에서 대규모 통·폐합과 민영화를 통해 공기업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타파하겠다던 호언과는 달리 새 정부의 공기업 개혁도 ‘용두사미’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소관부처에 공기업 개혁의 칼자루를 넘긴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가 정권 초기에 공기업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는 강력한 리더십만이 개혁 저항을 극복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으나 역대 정부가 청와대 중심으로 공기업 개혁을 추진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새 정부는 출범 6개월도 되지 않아 핵심과제의 주도권을 소관 부처로 떠넘김으로써 개혁의 후퇴 신호로 해석할 여지를 제공했다. 여기에다 인적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공기업 선진화의 결과물은 기대 이하일 게 뻔하다.

개혁이란 한번 제동이 걸리면 다시 추진력을 얻기 어렵다. 촛불정국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손상됐다 하더라도 공기업 개혁의 지휘권까지 놓아서는 곤란하다. 공기업에 경쟁논리를 도입하지 못한다면 이 대통령의 시장주의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약속했던 공기업 개혁의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2008-07-23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