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하 경제부 차장
우리는 평등교육을 외친다. 평등교육은 모두가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만 있을까. 받은 교육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평등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평등교육에 이르도록 하는 과정도 평등교육인 것이다.
결혼이민을 온 동남아 여성의 자녀가 가질 수 있는 공백을 학교나 사회에서 채워서, 수업이 이뤄지는 교실에서 받는 교육은 최대한 비슷한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평등교육이다.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여력이 그들에게 없기에 사회나 학교가 채워야 한다. 아마 예산 타령이 나올 것 같다. 다양성에 맞춘 교육은 많은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농촌 등 소외지역의 사회적 일자리는 그 지역의 소비를 선순환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한번 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늙어서 농촌으로 가겠다고 하면서도 일거리를 고민한다. 그들이 농사짓기는 힘들 테지만 갖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농촌 지역의 선순환이라면 예산도 그리 아까울 것 같지 않고, 기초 설계만 잘하면 예산도 많이 들지 않을 것 같다.
더 큰 실속은 미래에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동남아 결혼이민 2세는 잘만 가르친다면, 이곳에 남아 우리나라의 근로자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미래에 ‘우리’의 아이들과 함께 일할 사람들을 잘 가르치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 대한 선물이자 미래에 대한 투자가 아닐까.
지금은 고인이 된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그의 많은 지적 중 “한국은 이민을 받아들인 경험이 없는데 인구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야 한다.”던 말이 가끔 생각난다. 이민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손을 뻗으면 닿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부터 우선 챙겨보자.
전경하 경제부기자 lark3@seoul.co.kr
2008-05-3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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