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동어로수역 기준선은 NLL이어야

[사설] 공동어로수역 기준선은 NLL이어야

입력 2007-10-19 00:00
수정 2007-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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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미묘한 현안에 대해서 정부 당국자의 언급은 신중해야 한다. 북한을 오도함으로써 추후 협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공연히 남남(南南) 갈등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주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고 말해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졌다. 청와대가 “NLL은 실질적인 해상 경계선”이라고 해명해 시비가 봉합되는 듯했으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연이은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는 상황은 정말 걱정스럽다.

이 장관은 그제 국정감사에서 서해 공동어로수역과 관련,NLL을 기준으로 등거리·등면적 원칙을 고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제까지 정부가 지켜온 원칙을 깨는 언급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장성급회담을 통해 NLL 한참 밑에 공동어로수역을 만들자고 주장해왔다. 공동어로를 넘어 군사경계선으로서 NLL을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북측의 의도를 알고 있는 이 장관이 미묘한 사안을 쉽게 거론한 점은 경솔했다. 같은 날 국감에서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NLL이 해상 불가침경계선이라는 원칙 아래 공동어로수역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각료가 다른 얘기를 하니까 국민들은 혼란스럽고,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게 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서는 NLL을 무시하면 안 된다. 공동어로수역을 NLL을 기준으로 지정하되 백령도와 연평도 사이 해역별 특성에 따라 융통성을 둘 수 있다고 본다. 해상교통이 빈번하고 수도권에 인접한 연평·강화 구간은 해양생태계 보존사업이나 바다목장사업을 공동수행하는 평화수역이 어울릴 것이다.NLL을 재조정하는 문제는 남북한과 미국 등 한반도 관련국간 군사신뢰가 구축되어 새로운 평화체제가 확립될 때 논의하면 된다. 새달 열릴 예정인 남북 총리회담, 국방장관회담에서 북측이 이런 방안을 수용하도록 적극 설득하기 바란다.

2007-10-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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