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멧돼지와 숲/구본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멧돼지와 숲/구본영 논설위원

구본영 기자
입력 2007-06-28 00:00
수정 2007-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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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멧돼지가 선산(先山)의 산소들을 헤집어 놨다는 노모의 전화를 받았다. 새삼 놀랐다. 서울 변두리에 멧돼지가 출몰해 사람을 다치게 했다는 소식은 진작 들었건만….

멧돼지의 ‘배은망덕’이 괘씸했다. 수렵금지나 산림녹화로 그토록 보호해 줬는데 말이다. 하지만 들짐승이 사고를 친 것도 필경 먹을 게 없어서였을 게다. 산에 유실수가 적은 데다 농사 지을 이가 없어 선산 주변의 밭뙈기들은 묵혀놓은 지 오래라지 않나. 산림 전문가에 따르면 우리의 숲이 연간 1인당 126만원의 공익적 가치를 보장한다고 한다. 공기 정화, 홍수 방지, 휴양공간, 야생동물 터전 제공 등의 기능을 하면서다. 양적으론 최단기간에 이룬 치산의 세계적 성공 사례다.

하지만 그런 숲도 멧돼지의 보금자리로는 미흡했던가. 한 차원 질 높은 산림 가꾸기가 필요한 때인 모양이다. 모처럼 짬을 내 선산을 찾았지만 비가 내려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법을 생각해 본 것만 해도 헛걸음은 아니었다고 애써 자위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07-06-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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