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어제 경선 룰에 대해 전격 양보한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다.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주장 가운데 어느 쪽이 옳으냐를 떠나 절차 문제로 여론조사 1,2위인 유력 주자가 사활을 걸고 싸우는 모습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의 양보가 한나라당의 정상화를 넘어 대선을 앞둔 정치권 전체를 정책 경쟁 국면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후보경선에서 민심반영 비율을 높이자는 이 전 시장측의 주장은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미리 챙기지 않고 뒤늦게 문제를 제기한 것은 불찰이었다. 강재섭 대표의 국민투표율 하한선(67%) 보장을 통한 여론조사 반영비율 확대 방안 역시 작위적인 측면이 있었다. 상대인 박 전 대표가 극한 반발을 할 빌미를 제공한 셈이었다. 경선 룰 때문에 경선 불참, 분당이 거론되는 상황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함께 책임져야 할 사태였다. 경선에서의 조그마한 유·불리를 놓고 아무도 양보하지 않았다면 국민이 볼 때는 모두가 패배자가 되었을 것이다.
이 전 시장의 양보로 경선 룰 논란은 일단 수습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두 주자가 선의의 정책 경쟁을 벌이겠다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언제라도 비슷한 대치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두 주자는 줄세우기 등의 구태를 이제는 접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깨질까봐 걱정이 돼서 그런게 아니다. 한국 정치가 5년전 대선 때보다는 나아져야 하지 않겠는가. 활발한 정책토론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고, 후보검증은 당차원에서 공정하게 해나가야 할 것이다.
2007-05-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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