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오늘 새벽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구속수감됐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돼 쇠고랑을 찬 재벌 총수로는 김 회장이 처음이다. 도주 우려가 없어 영장실질심사 때 불구속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깼다. 법원은 김 회장이 혐의 사실을 일부 시인했지만 증거 인멸의 우려와 조직폭력배 개입 의혹이 있는 점을 고려해 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김 회장이 부인하고 있는 보복폭행 지시나 폭행가담 등 사건의 쟁점은 김 회장 구속 상태에서 시비가 가려지게 됐다.
국민들은 김 회장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장에 적시된 내용대로라면 아들이 당한 폭행을 되갚아 주기 위해 김 회장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경호원과 경비용역업체 등 다수의 인력을 동원하고 가해자들을 폭행했다. 법치사회에서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될 일이다. 법질서는 안중에 없는 사회지도층 인사에게 법의 이름으로 철퇴를 가해 주기를 바라는 게 국민들 마음이다. 사건의 본질은 김 회장이 직접 폭행했는지에 있지 않다. 문제가 생기면 돈과 권력, 편법에 의존해 해결하려는 우리 사회 일부 인사들의 잘못된 사고와 관행을 바로잡는 데 있다.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검찰·경찰이 확보한 것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정황증거뿐이다. 물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 회장측 변호인단과 힘겨운 공방을 해야 한다. 거대한 방패를 뚫겠다는 검·경의 노력이 요구된다. 일부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는 김 회장측도 잘못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고백하고 법과 국민 앞에 책임져야 할 것이다.
2007-05-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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