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외교역량 강화, 소신 없나요?/ 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외교역량 강화, 소신 없나요?/ 김미경 정치부 기자

입력 2007-05-03 00:00
수정 2007-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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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인력 확대 관련 기사 쓰지 마세요. 우리 부처가 손해 봅니다.” 외교통상부가 외교역량 강화 차원에서 지역·언어전문가 200명을 채용하기 위해 처음으로 대학 등에서 채용설명회를 추진한다는 보도(서울신문 5월1일자 7면)가 나간 뒤 기자는 외교부 당국자들의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외교부내 아시아·태평양국을 2개로 늘리고 국제원조(ODA)국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는 내용(서울신문 3월30일자 6면)을 보도했을 때의 반응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전화통화에서 조직·인력 확충을 위해 행정자치부와 기획예산처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에 먼저 보도돼 외교부가 곤경에 처하게 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앞으로 관련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행자부 등이 결정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언론 플레이’로 비쳐지면 ‘될 것도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최근 정부가 2011년까지 공무원 5만명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행자부가 각 부처에서 제출한 조직·인력 확대 계획에 대한 검토를 보류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에 따라 외교부에서도 지난해 말 송민순 장관 취임 이후 모든 직원이 합심해 추진해온 외교역량 강화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관련 언론보도 때문에 ‘될 것도 안 되는’ 상황이라면 외교부가 제출한 조직 확대 계획이 애초부터 무리가 따르거나, 외교부가 이에 대한 소신이 없는 것은 아닐까. 외교부는 4개 국과 14개 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외교부 인력은 1700명인데 일본만 해도 5500명”이라며 “우리나라 아태국 과는 4개인데 일본은 11개, 중국은 9개로 전문성에서 경쟁이 안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언론보도에 신경 쓰며 마음을 졸일 게 아니라, 행자부 등에 외교부 조직·인력 확충이 왜 필요한지 설득력있게 설명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2007-05-0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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