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장했다는 안내판이 궁금해 늦가을 비가 살짝 뿌린 창덕궁을 어제 찾았다. 돈화문을 지나자마자 새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안내판을 보자고 둘러 본 것이어서 그렇지 무심하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다. 비를 머금은 단풍나무 옆에 조용히 서 있는 어른 키만 한 기와색 안내판은 설치미술 같다. 고궁의 고적한 느낌과 색감에 절묘히 조화를 이룬다. 나무나 철판에 페인트로 써 넣은 글씨가 벗겨지거나 할 염려도 없이 고급 알루미늄 재질을 썼다. 설명문도 간결하다. 곧 철거할 옛 안내판을 보니 울긋불긋 단청에 설명도 잔뜩 써 놓아 볼썽사납다.
창덕궁과 문화지킴이 협약을 맺은 아름지기라는 단체가 우리가 디자인할 테니 촌스러운 안내판을 바꾸자고 문화재청에 제안한 것이 먹혔다. 수억원이 들었다는 디자인 비용은 아름지기가 냈다. 안내판이 뭐 대수냐고 하겠지만 알기 쉽고 보기 좋고 문화유산과 어울리는 안내판이 우리에겐 없었다. 이런 안내판이 경복궁과 종묘에도 세워진다고 하니 그저 반가울 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창덕궁과 문화지킴이 협약을 맺은 아름지기라는 단체가 우리가 디자인할 테니 촌스러운 안내판을 바꾸자고 문화재청에 제안한 것이 먹혔다. 수억원이 들었다는 디자인 비용은 아름지기가 냈다. 안내판이 뭐 대수냐고 하겠지만 알기 쉽고 보기 좋고 문화유산과 어울리는 안내판이 우리에겐 없었다. 이런 안내판이 경복궁과 종묘에도 세워진다고 하니 그저 반가울 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2006-11-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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