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장(왜간장)의 발상지인 와카야마현의 수제 간장 공장을 취재한 적이 있었다. 조선간장의 맛이 옅고 토속적인 반면 왜간장은 짙고 단맛이 강한 차이를 알고 싶었다.
공장장의 안내로 공장을 둘러보니 몇가지 차이점이 눈에 띄었다. 우리 간장이 메주를 띄우고, 띄운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두번 ‘썩히는’ 공정을 거치는 반면, 일본 간장은 한번만 ‘썩히는’ 차이가 있었다. 우리네 보통 가정에서 간장은 주로 메주로 담그는데, 왜간장은 밀밥 5, 삶은 콩 5의 비율로 섞어서 발효시키는 것도 달랐다. 또 그네들은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컴컴한 실내에서 1년 내지 1년반 발효시킨다고 했다. 우리 간장이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익어가는 것과도 달랐다.
솥에서 살살 끓여내 병에 담는 간장 맛을 보니 콩 냄새가 살짝 감도는 깊은 맛이 일품이다. 안내하던 공장장이 “수제품이라 가격이 조금 세다.”고 귀띔한다.
하지만 우리네 묵은 간장보다 더 비쌀 수는 없다. 최근 서울 인사동의 SK허브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골동식품예술전’에 출품된 350년 된 묵은 간장이 1ℓ에 무려 500만원에 팔렸다. 출품한 곳은 보성 선(宣)씨 참의공파 종가댁이다. 종부인 김정옥씨는 묵은 간장을 햇간장 담글 때 넣는 덧간장으로 쓴다고 한다. 묵은 간장의 종균이 전해져 빨리 발효되고 간장 맛이 일정하게 관리된다고 한다.
묵은 간장을 산 고객은 두 명. 한 명은 ‘병’ 치유 효능을 기대해서 구입한 것 같았고, 또 한 명은 “다른 와인과 같이 비치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묵은 간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 샀다고 한다. 가끔 묵은 간장이 비싸게 팔리는 데는 병 치유 효능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다. 민간 속설로는 골다공증, 암 등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직 없다. 앞으로의 숙제다.
골동식품예술전을 주최한 한국농어업예술위원회의 김진흥 회장은 우리 장류의 보전과 함께 아프리카에 간장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예전에 주린 배를 간장물로 달래며 넘겼던 우리의 경험이 아프리카인들을 아사로부터 구할 수 있을 것이란다. 조선간장도 이제는 단순한 조미료(소스) 이상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공장장의 안내로 공장을 둘러보니 몇가지 차이점이 눈에 띄었다. 우리 간장이 메주를 띄우고, 띄운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두번 ‘썩히는’ 공정을 거치는 반면, 일본 간장은 한번만 ‘썩히는’ 차이가 있었다. 우리네 보통 가정에서 간장은 주로 메주로 담그는데, 왜간장은 밀밥 5, 삶은 콩 5의 비율로 섞어서 발효시키는 것도 달랐다. 또 그네들은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컴컴한 실내에서 1년 내지 1년반 발효시킨다고 했다. 우리 간장이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익어가는 것과도 달랐다.
솥에서 살살 끓여내 병에 담는 간장 맛을 보니 콩 냄새가 살짝 감도는 깊은 맛이 일품이다. 안내하던 공장장이 “수제품이라 가격이 조금 세다.”고 귀띔한다.
하지만 우리네 묵은 간장보다 더 비쌀 수는 없다. 최근 서울 인사동의 SK허브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골동식품예술전’에 출품된 350년 된 묵은 간장이 1ℓ에 무려 500만원에 팔렸다. 출품한 곳은 보성 선(宣)씨 참의공파 종가댁이다. 종부인 김정옥씨는 묵은 간장을 햇간장 담글 때 넣는 덧간장으로 쓴다고 한다. 묵은 간장의 종균이 전해져 빨리 발효되고 간장 맛이 일정하게 관리된다고 한다.
묵은 간장을 산 고객은 두 명. 한 명은 ‘병’ 치유 효능을 기대해서 구입한 것 같았고, 또 한 명은 “다른 와인과 같이 비치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묵은 간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 샀다고 한다. 가끔 묵은 간장이 비싸게 팔리는 데는 병 치유 효능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다. 민간 속설로는 골다공증, 암 등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직 없다. 앞으로의 숙제다.
골동식품예술전을 주최한 한국농어업예술위원회의 김진흥 회장은 우리 장류의 보전과 함께 아프리카에 간장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예전에 주린 배를 간장물로 달래며 넘겼던 우리의 경험이 아프리카인들을 아사로부터 구할 수 있을 것이란다. 조선간장도 이제는 단순한 조미료(소스) 이상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2006-10-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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