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을 싸다가 학창시절 고등학교 문예지를 발견했다. 반가운 마음에 들춰 보니 이름이 익은 친구들이 쓴 평론이 여럿 있었다.“이 녀석들이 글쓸 줄을 아나.”하는 심정으로 읽었지만 곧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글이 너무 어려워 전체적으로 도무지 이해가 안갔다. 순간 나의 지식 수준을 의심했지만 그래도 명색이 글써서 먹고사는 처지 아닌가. 학생들이 어른들 흉내내느라 ‘자신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글을 써댄 것이 분명하였다.
얼마전에는 고3인 딸이 논술을 지도해 달라고 졸랐다. 아빠가 기자니까 도움이 될 거라고 믿었는가 보다. 그런데 예시문과 문제를 보니 골이 지끈거렸다. 학술서적에서나 나옴직한 난해한 문장들이었다.“뭐든지 스스로 하는 습관을 길러야 돼.”하면서 자리를 피하니 딸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언제부턴지 우리 사회에 글을 어렵게 쓰는 풍토가 만연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현학’이 자신에게는 만족을 줄지 몰라도 다른 사람의 공감을 끌어내기는 힘들다. 지적 허영심은 스스로에게 함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는 제대로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kimhj@seoul.co.kr
얼마전에는 고3인 딸이 논술을 지도해 달라고 졸랐다. 아빠가 기자니까 도움이 될 거라고 믿었는가 보다. 그런데 예시문과 문제를 보니 골이 지끈거렸다. 학술서적에서나 나옴직한 난해한 문장들이었다.“뭐든지 스스로 하는 습관을 길러야 돼.”하면서 자리를 피하니 딸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언제부턴지 우리 사회에 글을 어렵게 쓰는 풍토가 만연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현학’이 자신에게는 만족을 줄지 몰라도 다른 사람의 공감을 끌어내기는 힘들다. 지적 허영심은 스스로에게 함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는 제대로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kimhj@seoul.co.kr
2006-06-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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