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담합 처벌과 소비자보호

[사설] 기업담합 처벌과 소비자보호

입력 2006-03-07 00:00
수정 2006-03-0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국의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각종 담합행위로 매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의 소비자들이 기업들의 담합행위로 입은 피해액이 지난해에만 1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당국이 취한 조치는 과징금 부과가 고작이다. 간혹 검찰에 고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담합행위로 취한 폭리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규모의 벌금형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그 결과 기업들은 과징금이나 벌금 등을 무는 한이 있더라도 담합행위의 유혹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의 담합행위를 근절하려면 처벌 수위를 대폭 높여야 한다. 과징금·벌금 부과 이외에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당국의 처벌만 기다리지 말고 자신들의 피해구제와 권리보호를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 악덕기업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과 EU 등 선진국들은 기업답합행위를 자유시장경제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로 보고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D램반도체 가격담합 사건은 그 좋은 예이다. 미국의 법원과 법무부는 형사소송을 통해 두 기업에 수억달러의 벌금을 물리고 관련자 4명에게 징역형을 부과했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이와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또다시 수억달러의 합의금을 받아갔다.

한국에서는 이 사건이 통상압력의 차원에서 이해되고 있다. 그런 측면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러나 이는 반덤핑과는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한다. 우리나라 공정위가 담합 사실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담합으로 폭리를 취하는 기업들에는 국내에서도 이처럼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정부와 법원, 소비자 모두가 깊게 생각해볼 일이다.

2006-03-07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