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대 노동단체 된 민주노총의 책임

[사설] 최대 노동단체 된 민주노총의 책임

입력 2006-01-31 00:00
수정 2006-01-3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합법화에도 불구하고 ‘법외노조’로 남기로 선언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민주노총에 가입함에 따라 노동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당장 민주노총은 창립 11년만에 한국노총을 제치고 조합원 규모면에서 제1노총으로 떠올랐다. 특히 단일노조로는 조합원 14만여명으로 최대 규모이자 강경투쟁노선을 견지해온 전공노가 민주노총에 가세함에 따라 노사관계가 더욱 대립적인 갈등국면으로 내닫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무게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공공부문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주도권 다툼이 선명성 경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러한 노동계 지형변화에 대비한 정부의 대책 강구를 촉구한 바 있다. 법과 원칙을 허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토록 주문했다. 동일한 맥락에서 최대 노동단체로 부상한 민주노총도 지금까지의 투쟁일변도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는 형태로 변신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자신의 주장과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분명히 지라는 뜻이다. 국가적인 당면과제인 양극화 해소라든가 빈부격차 해소 등에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참여’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이끌어내야 한다.

노동운동은 지금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조직률에서 보듯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내몰려 있다. 노동계 지도부의 투쟁노선이 도덕성과 대중성을 상실한 채 외따로 놀아난 결과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총은 최대 현안인 비정규직 보호법과 노사관계로드맵에 무작정 결사반대 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규모에 걸맞은 책임주체로 탈바꿈하느냐 여부에 한국 노동운동의 미래가 달려 있다.

2006-01-31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