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석현씨는 있는 그대로를 말하라

[사설] 홍석현씨는 있는 그대로를 말하라

입력 2005-11-14 00:00
수정 2005-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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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X파일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쥔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엊그제 귀국했다. 대사직을 사임한 지 1개월 20일만이다. 홍씨는 그동안 귀국 비행기편을 두차례나 예약했다 취소하는가 하면 검찰의 소환에도 두차례나 불응함에 따라 수사 전반에 적잖은 차질을 빚었다. 분명 언론사 사주에다 대사까지 지낸 지도층 인사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이다. 더욱이 불법 대선자금의 전달 창구 역할로 지목돼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홍씨의 어정쩡한 태도에 국민들의 눈초리는 매섭기만 하다.

홍씨는 이제 X파일의 당사자로서 제기된 의혹을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 귀국하면서 밝힌 것처럼 우리 사회가 과거를 딛고 밝고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우선 1997년 대선 당시 삼성의 불법 정치자금을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에게 제공하는 과정에서의 역할 부분이다. 창구 노릇을 했다면 전달한 액수 및 경로 등을 숨김없이 진술해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 매부인 이건희 삼성 회장의 지시로 검찰 간부들에게 건넸다는 추석 ‘떡값’도 마찬가지다. 또 대선자금의 ‘배달사고’로 알려진 30억원의 행방도 사실대로 털어놓아야 한다. 적극적인 수사 협조만이 해외체류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석연찮은 갖가지 ‘의혹’을 씻는 길이다.

검찰은 홍씨의 소환을 늦춰서는 안 된다. 미룰 명분도 없다. 진상 규명에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정치와 재벌, 언론 등의 유착 고리를 파헤쳐 성숙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검찰 스스로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등의 논란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모두가 검찰을 주목하고 있다.

2005-11-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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