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서로 닮아가는 경영과 행정/서영길 TU미디어 사장

[CEO칼럼] 서로 닮아가는 경영과 행정/서영길 TU미디어 사장

입력 2005-11-07 00:00
수정 2005-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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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길 티유미디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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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 보기만 해도 오르기에 힘겨워 보이는 산동네 길. 이 좁은 골목길에 사람이 북적거린다. 겨울철을 앞두고 연탄배달에 나선 한 대기업 임직원들의 사회공헌활동 모습이다. 기업의 공익성을 내세워 고객을 회사의 중심에 모시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공직에 오래토록 몸담다가 기업 경영인으로 자리를 옮긴 필자로서는 기업의 사회봉사활동이 이처럼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최근 도입한 업무혁신을 보면 고객관리시스템(CRM)과 성과관리시스템,‘6시그마’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경영기법 등이 있다. 대기업의 경영혁신 프로그램과 비슷한 업무혁신 시스템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기업과 정부는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다른 목표를 갖고 있다는 인식이 있어 왔다. 기업은 이익 추구를 최대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한 효율성 향상과 혁신을 중요하게 여겼다. 반면 정부는 공공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절차적 정당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행정의 공익성과 투명성을 강조해 왔다. 따라서 민간의 기업경영과 정부의 공공행정은 조직운영에서 다른 원칙을 갖고 있었다.

최근 들어 행정과 경영의 차이는 점차 엷어지고 있다. 기업도 정부가 중요시하는 공익성과 투명성에 중점을 둔 경영을 추구한다. 정부도 행정 효율성과 혁신을 강조하고 관할 산업의 진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과 정부가 동시에 추구하는 가치는 공익성, 투명성, 효율과 혁신 등이 대표적이다.

공익성의 추구는 그동안 정부의 고유 역할이었다. 하지만 근자에는 기업도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단순한 기부형태를 벗어나 소외계층과 함께 하는 활동으로 확대된다.

기업의 임직원들이 무주택자를 위해 직접 집을 짓기도 하고, 연탄을 소외계층이 살고 있는 곳으로 손수 배달하기도 하며 또한 장애인들과 함께 체육대회에 참여한다.‘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생대회’ ‘독거 노인들을 위한 국악 한마당’ 등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행사 개최에도 적극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37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2004년 기업의 사회공헌 평균 총지출액은 77억 5900만원이며 자원봉사활동 시간은 평균 5779시간이었다. 투명성도 이제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중요한 덕목이 됐다. 국민을 대상으로 공평·공정하게 행정을 펼치는 정부 못지않게 기업도 투명성을 높이는 데 신경을 쓴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를 위해, 공시를 강화하며 내부 회계관리 기준을 엄격히 높이고 있다.SK㈜의 경우 이사진에 사외이사 수가 절반 이상이고 SK의 다른 계열사도 과반수 이상으로 늘려 나갈 것이라고 한다.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구성원의 소속감을 강화하고 고객과 주주에게 신뢰감을 줘 기업에 이익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효율과 혁신’도 이제 더이상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부 역시 효율과 혁신을 행정의 주요 원칙으로 삼는 추세다. 실제 정부는 부처마다 정부혁신관련 부서를 설치하고 정부조직의 업무효율 향상, 대국민 서비스 혁신 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고 있다. 서로 다른 것으로만 이해되던 경영과 행정이 이처럼 닮아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고객 즉, 국민의 행복 추구를 중요한 경영 목표로 내세울 정도다. 기업들이 기업의 주주이자 고객인 국민들을 기업 성장의 가장 중요한 토양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부와 기업은 사회·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겠지만 국민의 행복을 위한 이같은 선의의 경쟁을 앞으로도 지속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5-11-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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