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9일 환경부가 발표한 환경보건정책은 우리나라 환경정책에 큰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환경정책이라고 하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규제하고, 대기·물·토양 등과 같은 주요 매체들의 오염을 줄이거나 관리하는 정책으로만 이해되었다. 그래서 환경을 관리하는 것은 자칫 소수 전문가들이나 관료들만의 작업이며, 평범한 사람들의 실제 생활과는 다소 동떨어진 일로 치부되었다.PPM이니,BOD니 하는 용어는 생소한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환경문제를 걱정하는 일차적인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산업공정이나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중금속이나 유해화학물질은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들의 몸속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이로 인해 각종 환경성 질환에 고생하는 환자들이 생기는 것이다. 올해 통계를 보면 어린이 7명중 1명이 천식,4세 이하 유아의 경우에는 4명중 1명이 천식과 아토피 피부염에 걸린다는 보고가 있으며, 미세먼지로 조기 사망하는 수도권 인구도 매년 약 5000명에서 1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번에 환경부가 추진하기로 발표한 ‘환경보건 10개년 종합계획 수립’,‘환경보건증진에 관한 법률제정’ 등은 기존의 규제 중심, 매체 중심의 환경정책에서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키는 쪽으로 환경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수질과 대기질이 나빠지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정책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환경수준이 우리 몸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환 발생시의 대처방안과 예방체계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것이다. 사실 과거에는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과 재원투자의 이유나 결과가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이유와 결과가 보다 쉽게 파악되어 보통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참여에 대한 열의도 높아질 수 있다.
물론 환경보건정책은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환경성 질환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인과관계를 밝히기도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 정책은 환경부만의 몫이 아니라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 각부처, 시민단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적극적인 참여와 지혜를 모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
환경정책의 이러한 방향전환은 특히 환경운동의 진로에 대해서 새로운 자극을 던져주고 있다. 기존 환경운동의 큰 흐름은 정책 비판이었다. 이러한 일은 환경정책의 발전이나 환경운동의 역량을 키우는 데 큰 공헌을 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나름대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환경정책이 건강이라고 하는, 보통 사람들의 직접적인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기 때문에, 환경운동도 매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주제들에 집중해야 한다. 다양한 주제들에 관심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하나하나의 문제 해결을 통해 보람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환경과 보건이라고 하는 커다란 두 영역이 만나게 되면 수없이 많은 세부 주제들이 등장한다. 새집증후군, 항생제 남용, 인스턴트 식품 과다섭취, 아동비만과 소아당뇨, 신체내 중금속 축적, 소음·진동·악취로 인한 민원과 질병, 수돗물 불소화 문제 등등, 수많은 주제들을 열거할 수 있다. 이러한 주제들은 몇 개의 큰 정책이나 큰 운동단체들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미세하지만 집중적이고 집요한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환경운동에도 개미부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념이나 신념 때문만이 아니라 절박한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에 분연히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민환경운동가가 무수히 나와야 한다. 이런 시민환경운동가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서로 연대함으로써 환경운동이 진화해갈 때,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환경정책의 패러다임 전환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지난 6월4일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은 ‘국가지속가능발전 비전선언’을 발표했다. 이 비전이 구체적인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환경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에 호응하는 환경운동의 진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과거 산업화에 온 국민이 총력을 기울였듯이, 이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가 된 것이다.
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상임정책위원
그러나 우리가 환경문제를 걱정하는 일차적인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산업공정이나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중금속이나 유해화학물질은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들의 몸속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이로 인해 각종 환경성 질환에 고생하는 환자들이 생기는 것이다. 올해 통계를 보면 어린이 7명중 1명이 천식,4세 이하 유아의 경우에는 4명중 1명이 천식과 아토피 피부염에 걸린다는 보고가 있으며, 미세먼지로 조기 사망하는 수도권 인구도 매년 약 5000명에서 1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번에 환경부가 추진하기로 발표한 ‘환경보건 10개년 종합계획 수립’,‘환경보건증진에 관한 법률제정’ 등은 기존의 규제 중심, 매체 중심의 환경정책에서 우리 몸의 건강을 지키는 쪽으로 환경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수질과 대기질이 나빠지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정책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환경수준이 우리 몸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환 발생시의 대처방안과 예방체계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것이다. 사실 과거에는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과 재원투자의 이유나 결과가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이유와 결과가 보다 쉽게 파악되어 보통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참여에 대한 열의도 높아질 수 있다.
물론 환경보건정책은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환경성 질환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인과관계를 밝히기도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 정책은 환경부만의 몫이 아니라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 각부처, 시민단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적극적인 참여와 지혜를 모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
환경정책의 이러한 방향전환은 특히 환경운동의 진로에 대해서 새로운 자극을 던져주고 있다. 기존 환경운동의 큰 흐름은 정책 비판이었다. 이러한 일은 환경정책의 발전이나 환경운동의 역량을 키우는 데 큰 공헌을 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나름대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환경정책이 건강이라고 하는, 보통 사람들의 직접적인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기 때문에, 환경운동도 매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주제들에 집중해야 한다. 다양한 주제들에 관심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하나하나의 문제 해결을 통해 보람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환경과 보건이라고 하는 커다란 두 영역이 만나게 되면 수없이 많은 세부 주제들이 등장한다. 새집증후군, 항생제 남용, 인스턴트 식품 과다섭취, 아동비만과 소아당뇨, 신체내 중금속 축적, 소음·진동·악취로 인한 민원과 질병, 수돗물 불소화 문제 등등, 수많은 주제들을 열거할 수 있다. 이러한 주제들은 몇 개의 큰 정책이나 큰 운동단체들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미세하지만 집중적이고 집요한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환경운동에도 개미부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념이나 신념 때문만이 아니라 절박한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에 분연히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민환경운동가가 무수히 나와야 한다. 이런 시민환경운동가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서로 연대함으로써 환경운동이 진화해갈 때,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환경정책의 패러다임 전환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지난 6월4일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은 ‘국가지속가능발전 비전선언’을 발표했다. 이 비전이 구체적인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환경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에 호응하는 환경운동의 진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과거 산업화에 온 국민이 총력을 기울였듯이, 이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가 된 것이다.
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상임정책위원
2005-06-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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