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와 교과서 문제로 재점화된 일련의 한·일 갈등이 제3국에는 어떻게 비쳐질까. 최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에 게재된 2건의 칼럼·기사는 그 일단을 가늠케 한다.
지난 23일자 3면 기사는 한국 내 움직임을 ‘폐쇄적 내셔널리즘’으로 치부할 만한 여지를 남긴다. 국민 여론을 마치 중국과 일본에서 진행 중인 민족주의 경향이나 우경화쯤으로 몰아, 독도문제를 동북아에서의 ‘내셔널리즘간의 충돌’로 인식케 할 수 있다.“남한에서는 북한을 포용하려는 새 지도자의 민족주의가 한반도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거나 “남북간 공유되는 민족주의적 요소는 일본으로부터의 피해 경험이다.”라고 적고 있다.
이같은 글을 읽는 제3국 독자는, 기본적으로 독도 문제가 주권의 영역이고 역사 왜곡의 차원의 일이기에 야기됐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다.‘한국에서의 민족주의’가 이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는 사실은 더더구나 알 수 없다. 특히 기사가 나름대로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기술해 일견 객관성도 충분해 보이는 점은, 논리 전개상의 무리점을 착안하기 더욱 어렵게 한다. 기사는 “일본의 침략 시기를 다룬 ‘토지’ ‘불멸의 이순신’이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다.”라는 소개도 덧붙인다.
앞서 ‘일본은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소재로 한 10일자 2면 칼럼 역시 마찬가지다. 가부간의 판단은 없이,“이는 중국과 북한이 주로 하던 얘기인데, 서울로부터 듣는 건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3국은 물론 특히 일본인에게 북한·중국과 한국을 동류로 인식시키며 근거없는 반감을 유도할 위험이 있다.“이런 논쟁은 일본·미국이 중국·북한을 상대로 군사동맹을 구축하고 있는 와중에 나왔다.”는 대목 역시 논리를 과도하게 비약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가 해외 여론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더욱 주시해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지운 정치부 기자 jj@seoul.co.kr
지난 23일자 3면 기사는 한국 내 움직임을 ‘폐쇄적 내셔널리즘’으로 치부할 만한 여지를 남긴다. 국민 여론을 마치 중국과 일본에서 진행 중인 민족주의 경향이나 우경화쯤으로 몰아, 독도문제를 동북아에서의 ‘내셔널리즘간의 충돌’로 인식케 할 수 있다.“남한에서는 북한을 포용하려는 새 지도자의 민족주의가 한반도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거나 “남북간 공유되는 민족주의적 요소는 일본으로부터의 피해 경험이다.”라고 적고 있다.
이같은 글을 읽는 제3국 독자는, 기본적으로 독도 문제가 주권의 영역이고 역사 왜곡의 차원의 일이기에 야기됐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다.‘한국에서의 민족주의’가 이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는 사실은 더더구나 알 수 없다. 특히 기사가 나름대로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기술해 일견 객관성도 충분해 보이는 점은, 논리 전개상의 무리점을 착안하기 더욱 어렵게 한다. 기사는 “일본의 침략 시기를 다룬 ‘토지’ ‘불멸의 이순신’이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다.”라는 소개도 덧붙인다.
앞서 ‘일본은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소재로 한 10일자 2면 칼럼 역시 마찬가지다. 가부간의 판단은 없이,“이는 중국과 북한이 주로 하던 얘기인데, 서울로부터 듣는 건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3국은 물론 특히 일본인에게 북한·중국과 한국을 동류로 인식시키며 근거없는 반감을 유도할 위험이 있다.“이런 논쟁은 일본·미국이 중국·북한을 상대로 군사동맹을 구축하고 있는 와중에 나왔다.”는 대목 역시 논리를 과도하게 비약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가 해외 여론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더욱 주시해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지운 정치부 기자 jj@seoul.co.kr
2005-03-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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