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켜자마자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은 스팸메일 지우기다. 스팸메일이 정상적 편지보다 훨씬 많으므로 정상적 편지만을 뽑아 옮긴 후 나머지 메일은 한꺼번에 지우는 편이 수월하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스팸메일의 발신자 표시에 지인들의 이름이 많아졌다. 김희선, 채시라 같은 연예인들이야 지인이랄 것도 없지만 동료, 친구, 선·후배들의 이름을 보면 메일을 지우다가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둘 사이에 오간 메일을 해킹해 발신자로 이용한 걸까. 지인의 이름이 나타난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닐 터.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 길이 없지만 어쨌든 사신들이 틈입을 당한 것 같아 번번이 불쾌하고 께름칙하다.
최근 들어 나를 놀라게 한 발신자의 이름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최근 들려왔던 대학동창생의 이름이다. 이거야말로 우연의 일치겠지만, 학창시절 그의 열애와 결혼과정을 지켜봤던 내게는 그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 아련한 추억과 슬픔을 일으킨다. 이름을 볼 때마다 사망소식을 듣고도 경위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있는 동창생의 무심을 탓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스팸메일은 이래저래, 받는 이에게는 고통이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스팸메일의 발신자 표시에 지인들의 이름이 많아졌다. 김희선, 채시라 같은 연예인들이야 지인이랄 것도 없지만 동료, 친구, 선·후배들의 이름을 보면 메일을 지우다가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둘 사이에 오간 메일을 해킹해 발신자로 이용한 걸까. 지인의 이름이 나타난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닐 터.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 길이 없지만 어쨌든 사신들이 틈입을 당한 것 같아 번번이 불쾌하고 께름칙하다.
최근 들어 나를 놀라게 한 발신자의 이름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최근 들려왔던 대학동창생의 이름이다. 이거야말로 우연의 일치겠지만, 학창시절 그의 열애와 결혼과정을 지켜봤던 내게는 그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 아련한 추억과 슬픔을 일으킨다. 이름을 볼 때마다 사망소식을 듣고도 경위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있는 동창생의 무심을 탓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스팸메일은 이래저래, 받는 이에게는 고통이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2005-01-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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