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FTA 정면 돌파하자/신동헌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시론] FTA 정면 돌파하자/신동헌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입력 2004-02-06 00:00
수정 2004-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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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는 원산지가 중국이다.한국에는 ‘참다래’라는 이름으로 키위가 생산된다.참다래 육성농가의 농민대표는 정운천씨다.

요즘 뉴질랜드산 키위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참다래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지난해 1500농가와 함께 올린 매출이 500억원이다.현재 참다래는 1㎏에 4500원에 팔리는데,수입산 키위에 비해 두배쯤 비싸다.하지만 참다래는 수입 키위를 무서워하지 않는다.수확후 관리 등 고품격 농업이 이를 보완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정면돌파형이다.이 때문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도 빨리 처리되기를 바란다.그는 “키위 수출 세계 3위인 칠레와 자유무역을 하게 되면 참다래도 힘들 수밖에 없죠.하지만 비켜갈 생각은 없습니다.위기는 기포회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한·칠레 FTA를 놓고 찬반 대립의 연속이다.대다수 여론이 국회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칠레는 지난 1월 상원까지 비준안이 통과됐다.이제 우리 국회도 ‘특단의 대책’ 등의 상투어는 접어두고 어떻게 칠레 농업을 극복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칠레를 이기지 못하면 우리 농업의 미래도 없다.칠레의 지난해 농산물 수출은 세계 24위로 세계교역량의 0.78%를 차지했다.대부분 포도,사과,배 등이다.

엊그제 백화점을 둘러보았다.칠레산 수입 포도가 1㎏에 8500원으로 3∼5월 출하되는 우리의 시설포도 8000∼1만 2000원과 가격이 엇비슷하다.문제는 품질이다.세계 1위 칠레 포도의 품질에 약점이 보였다.줄기가 부실해 들어올리면 포도알이 떨어질 듯하고 푸석해 보였다.적도를 통과하는 45일간의 장기항해가 칠레 포도를 지치게 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도관세 46.5%가 무관세가 되더라도 품질경쟁이라면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일본은 칠레산 포도를 이겨내고 있다.포도관세가 7.6%이지만 수입이 7000t(우리는 6000t)에 머물고 있다.‘500g 포도’를 개발해 고품질로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다.

칠레보다 더 경계를 늦쳐서는 안 될 곳이 중국 등 주변국가다.우리는 한·중 마늘파동을 겪었다.아무리 막으려 해도 안 된다는 것도 배웠다.벅찬 상대는 무수히 많다.칠레는 우리 수출농업의 스파링 상대라는 생각을 갖고 농업발전의 새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정부가 농가부채를 모두 해결해 주어도 농촌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다.더 중요한 것은 개방시대에 꼭 살아남겠다는 자신감과 정직한 농심,그리고 성실한 실천뿐이다.

월드컵 4강을 이룬 것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투혼과 체력,그리고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농업도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정운천씨는 어떻게 하든지 이 기회에 고품질 생산기반을 확실히 다져 놓을 생각을 하고 있다.대형 수입상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브랜드 육성과 생산자 조직강화에 심혈을 쏟고 있다.브랜드 ‘맛젤’은 그래서 태어났다.델몬트나 돌,선키스트와 한번 붙어 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언젠가 언론에서 상어에게 왼팔을 잃은 13세 소녀를 소개했다.해밀턴이라는 이 미국인 소녀는 학생서핑대회에서 5등을 했다.

주위의 도움을 거절하고 밀려오는 파도를 한손으로 헤쳐나갔다고 한다.올해 우리 농업은 정말 힘겨울 것 같다.쌀 재협상과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이 기다리고 있다.감당할 수밖에 없는 파고들이다.시련을 정면 돌파하려는 농민들에게 격려의 한마디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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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
2004-02-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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