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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맞추고 취향 입히고… 가전, MZ에 꽂혀야 산다

입맛 맞추고 취향 입히고… 가전, MZ에 꽂혀야 산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1-11-07 17:14
업데이트 2021-11-0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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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시장 이끄는 MZ세대

산업계의 최근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다.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제품에는 흔쾌히 지갑을 여는 MZ세대가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며 이들이 ‘꽂힌’ 신제품은 출시 즉시 완판되는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가전업계도 이들의 눈높이와 수요에 맞춘 새로운 제품과 관련 서비스, 프로모션 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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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협업 식품사를 기존 8곳에서 11곳으로 늘린 삼성전자 ‘비스포크 큐커’. 밀키트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요리 과정이 설정되는 ‘스캔쿡’이 가능한 메뉴가 총 140종 이상으로 확대된다.  삼성전자 제공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협업 식품사를 기존 8곳에서 11곳으로 늘린 삼성전자 ‘비스포크 큐커’. 밀키트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요리 과정이 설정되는 ‘스캔쿡’이 가능한 메뉴가 총 140종 이상으로 확대된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폴더블 폰에도 색 입혀 MZ 공략

에어프라이어·전자레인지·그릴·토스터의 네 가지 기능을 하나에 담은 삼성전자의 올인원 주방기기 ‘비스포크 큐커’는 주부들을 타깃으로 만들어지는 기존 요리기기들과 달리 젊은 세대에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밀키트 형태 식료품을 정기적으로 배달받는 구독경제 서비스인 ‘마이 큐커 플랜’을 도입해 ‘집콕족’과 간편식 트렌드를 공략하며 올해 대표적인 흥행 가전제품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최근 비스포크 큐커에 메뉴를 제공하는 업체를 기존 8개 식품사에서 11개로 늘렸다. 추가로 동참한 3개사는 프리미엄 가정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는 ‘테이스티나인’과 미식 큐레이션 플랫폼 ‘캐비아’, 간편 건강식 전문 플랫폼 랭킹닭컴을 운영하는 ‘푸드나무’인데, 이들은 모두 MZ세대에 인기가 높은 식품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하고 있는 맞춤형 가전 시장의 규모가 커진 것도 MZ세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가 인기를 끌자 아예 폴더블(접히는)폰에도 ‘비스포크 에디션’을 선보이며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말 출시 후 1주년을 맞은 LG전자 맞춤형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의 경우 구매자 가운데 4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훌쩍 넘는다. 지난 1년간 LG 가전 전체 구매자 가운데 40대 이하가 절반 정도인 점에 비춰 보면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등에서 오브제컬렉션의 선호가 훨씬 높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LG전자 가전 사업본부의 3분기 누적 매출은 20조원을 돌파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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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레드TV를 알리기 위해 지난달 21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금성오락실’. 올레드 화면으로 각종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12월 19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올레드TV를 알리기 위해 지난달 21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금성오락실’. 올레드 화면으로 각종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12월 19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LG전자 제공
●‘힙스터의 성지’ 성수동 공략 나선 LG

LG 관계사들은 최근 잇따라 ‘힙스터들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에서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각종 이색 이벤트를 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15일 식물생활가전 ‘LG틔운’을 소개하는 팝업스토어 ‘틔운하우스’를 성수동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선보인 데 이어 같은 달 21일부터는 LG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체험하는 공간인 팝업스토어 ‘금성오락실’을 틔운하우스 인근에 있는 패션 편집숍 ‘수피’에서 열기 시작했다. 금성오락실은 추억의 오락실 게임부터 최신 콘솔 게임까지 올레드 화면으로 구현된 각종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올레드TV는 젊은층이 구입하기에는 다소 비싼 가격대의 프리미엄급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LG전자는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제품 구매 연령대를 좀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게이밍TV 시장이 급성장하는 모습에 주목하기도 한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가 탑재된 48인치 TV는 게임에 최적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며 최근 판매량이 급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시장 트렌드에 따라 지난 9~10월 성수동의 또 다른 복합문화공간인 ‘피치스 도원’에서 ‘올레드 아트 웨이브’라는 이름의 디지털 아트전을 열고 MZ세대 공략에 나선 바 있다. LG전자는 오는 20~30일 같은 장소에서 자신의 취향에 따라 노트북을 맞춤형으로 개조할 수 있는 ‘LG 그램 튜닝 위크’ 행사를 열 예정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마케팅에 보수적이었던 디스플레이 업체들까지 시장 변화에 따라 고객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MZ세대가 글로벌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1-11-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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