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 아이콘… 더딘 재벌개혁 시험대

‘공정경제’ 아이콘… 더딘 재벌개혁 시험대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18-06-10 22:50
수정 2018-06-1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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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1주년

1년차 4대 갑질척결 성과 괄목
‘자발적 변화 유도’ 효과 미온적
2년차 공정거래법 개정 팔걷어
구조개혁 집중… 野 협조 관건

‘재벌 저격수’라는 우려와 ‘근본적 재벌개혁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 속에서도 ‘공정경제’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오는 14일로 취임 1년이다. 취임 첫해에 ‘갑질’ 척결에 주력해 온 김 위원장은 앞으로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등 구조 개혁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의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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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
10일 공정위 안팎의 평가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가맹·유통·하도급·대리점 분야 갑질 척결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국민들이 경제민주화 성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취임 당시부터 첫해에는 충분하고 시급한 과제이지만 당장 법률을 바꿔서 하기는 어려운 문제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혀 왔다. 신속한 개혁을 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그런 태도가 문제’라며 차근차근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강조해 왔다.

지난 1년 동안 ‘김상조 효과’를 누린 김 위원장의 2년차 성과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는 구조 개혁이다. 김 위원장 스스로도 2년차에는 ‘법률적·재정적 수단이 필요한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재벌개혁이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 기업집단국을 신설해 대기업을 긴장시키면서도 아직까진 자발적 변화를 유도하는 모양새다. 참여연대 활동 당시 얻었던 별명인 ‘재벌 저격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히려 불만은 김 위원장의 ‘친정’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지난 5월 10일 공동 논평을 내고 “기업의 자발적 노력만으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는 불가능하다”면서 “공정위의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신년특집 인터뷰(1월 3일자 1면 참조)에서 “이상적인 재벌개혁 모델을 상정해 놓고 개혁을 추진하지 않는다”면서 “한국경제에 중요한 성장엔진인 재벌을 국민경제 전체의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올해 정기국회에 내겠다는 목표로 의견을 수렴 중이다. 개정안에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전속고발권 개편,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경쟁법 현대화, 비상임위원 제도 개편 등이 담길 전망이다. 하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비토를 넘어서기가 만만치 않다. 야당에선 지난해 인사청문회 당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을 정도로 김 위원장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왕상한(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 공정위 비상임위원은 김 위원장의 1년을 호평하면서도 “총수 일가 전횡 방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고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시장경쟁을 촉진하고 경쟁적인 시장구조를 만들어 경제 활력을 높이는 공정위 본연의 역할은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정책 중 ‘브레이크’ 개념인 공정거래 정책만 잘 작동했고 액셀러레이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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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8-06-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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