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의 황당한 정보 비공개…4개월째 ‘접수완료’만

에너지경제연구원의 황당한 정보 비공개…4개월째 ‘접수완료’만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18-02-17 12:00
수정 2018-02-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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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것은 2017년 9월 29일이었다. 10월 10일 답신이 왔다. 개인정보에 관한 내용이라 비공개한다는 내용이었다. 10월 17일 이의신청을 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4개월이 넘도록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접수완료’라고만 할 뿐 아무런 답변도 없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공기관정보공개법을 시행한지 20년이 됐지만 현장에선 정보공개의 원칙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행정업무조차 방기하는 실정이다.

애초에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속한 23개 국책연구기관에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소속된 연구진의 이름과 최종 학위를 받은 국가와 대학 (전공분야 명시) 정보’라는 동일한 내용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 연구진들의 국가별 편중 실태를 확인해 보자는 취지였다. 일부는 실명까지 공개했고 일부는 이름은 빼는 차이가 있을 뿐 전반적인 학위 관련 정보는 모두 공개했다. 개인정보를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한 것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유일했다.

이의신청에서 기자는 기존 판례(대법원 2003두8050)에 근거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 및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그리고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공익이 더 클 수 있으니 정보공개 여부를 재검토해달라고 밝혔다. 3개월이 지난 1월까지도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의신청을 접수조차 하지 않은채 방치했다. 참다못해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정보공개포털(열린정부)에 등록된 에너지경제연구원으로 전화를 해보니 없는 번호로 나왔다. 알고보니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현재 울산으로 이전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예전 경기 의왕시에 있던 시절 주소와 전화번호를 업데이트하지 않은 셈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홈페이지를 접속해 간신히 담당 팀장과 통화가 됐다. 그 팀장은 “이의신청을 한 줄 몰랐다”며 즉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또 1개월이 지났다. 바뀐 것은 이의신청을 접수완료한 것 뿐이다. 정보공개법 제18조를 보면 몇 가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심의회를 개최해야 하고 이의신청 결과는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결정하고 그 결과를 청구인에게 지체 없이 문서로 통지해야 한다고 돼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4개월째 법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정보공개제도 시행 첫 해인 1998년 2만 5475건이던 정보공개청구는 2016년 50만 4147건으로 약 20배 늘어났다. 이 가운데 비공개결정된 것은 2만 2335건이었다. 이 가운데 이의신청을 거쳐 공개되는 건수(비율)는 1998년 12건(19%), 2008년 907건(29%), 2015년 1259건(35%), 2016년 1430건(37%)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중이다. 물론 이 중에는 알맹이를 뺀 무늬만 공개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에너지경제연구원 같은 사례는 정보공개 관련 전문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사무국장조차 “듣도 보도 못했다”고 할 정도다.

정 국장은 “공공기관에서 악의적으로 비공개하거나 에너지경제연구원처럼 나몰라라 하는 경우에도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게 현행 정보공개제도의 큰 맹점“이라 지적한다. 그는 “청구자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법원 등의 판단에 따라 정보를 받을 수 있지만 절차가 번거로워 실효성이 떨어진다. 일부 기관에선 그런 점을 악용하기도 한다”면서 “하루빨리 정보공개법 불이행에 대한 처벌 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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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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