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심 사라진 지 오래… 이직하고 싶다”

“자부심 사라진 지 오래… 이직하고 싶다”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16-11-29 22:56
수정 2016-11-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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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반 만에 고용불안 시달리는 창조경제센터 235명

운영예산 줄줄이 삭감 전전긍긍
“차기 정권엔 조직 자체 사라지나”
시선싸늘...직원 수도 들쑥날쑥


예산 전액 삭감당한 서울혁신센터
예산 전액 삭감당한 서울혁신센터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내부 모습.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서울시는 혁신센터의 내년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자부심은 온데간데없고 불안감만 가득합니다. 우리 조직은 진짜 없어지는 건가요?”(창조경제혁신센터 직원)

전국 지방자치단체 특성에 맞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세운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최순실 국정농단’의 영향으로 출범 1년 반 만에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당장 운영 예산이 줄줄이 삭감되고 있다.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에 따르면 17개 혁신센터는 외부에서 파견 온 직원 외에 자체적으로 직원 235명을 고용했다. 비영리 재단법인인 혁신센터는 스스로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재정 보조가 필수적이다. 제때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면 직원 수를 줄여야 하거나 조직 운영이 불가능해져 자연적으로 고사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서울혁신센터의 지원 예산 20억원을 전액 철회하면서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남도의회도 전남혁신센터의 지원 예산 10억원을 전액 삭감했으며 창조경제혁신 펀드와 바이오화학 펀드 등에 투입할 예산 20억원도 삭감했다. 지난 19일 경기도의회도 경기혁신센터의 내년도 운영예산 15억원 가운데 절반인 7억 5000만원을 줄였다.

경기혁신센터의 한 직원은 “박근혜 정부의 중점 사업이라 차기 정권에서는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늘 있었지만, 이렇게 상황이 급작스럽게 돌아갈 줄은 몰랐다”며 “여길 믿고 왔는데 갑자기 일자리가 없어질까 두렵고 주변에 말을 꺼내진 못했지만, 이직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털어놓았다.

싸늘해진 주변의 시선도 혁신센터 직원들을 힘겹게 하고 있다.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구속 기소)씨가 민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맡은 적이 있다는 이유로 혁신센터까지 싸잡아 의혹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혁신센터 직원은 “주변 대학을 직접 방문해 상담 활동을 벌이거나 혁신센터에 찾아오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창조경제’와 연관된 모든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다 보니 자제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을 키우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자부심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라고 말했다.

고용 영속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직원 수도 들쑥날쑥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혁신센터의 경우 지난 3개월 사이 정규직 12명중 4명이 그만뒀고 경기혁신센터도 정규직 1명이 줄었다.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 관계자는 “차씨는 문화계 인사로 창업 분야와 아무런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혁신센터 직원들이 외부의 따가운 시선에 고통을 겪고 있다”며 “중앙정부와 지자체에 끝까지 해명해 최대한 예산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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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6-11-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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