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더 떨어진다” 본격 벼 수확철 맞아 추가하락 우려

“쌀값 더 떨어진다” 본격 벼 수확철 맞아 추가하락 우려

입력 2016-09-21 09:46
업데이트 2016-09-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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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앞둔 중만생종 쌀 350만t 쏟아지면 하락 요인

올해 쌀값이 바닥을 모를 정도로 추락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쌀 예상 생산량 400만t 중 수확한 물량이 아직 20%에도 미치지 않고 80% 이상이 아직 논에 벼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수확철 이후 쌀 350만t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현재의 쌀값은 마지노선을 잃고 더욱 폭락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쌀 재배면적은 77만9천㏊로 지난해보다 2.5% 줄었다.

재배면적 감소에도 풍년이 이어지면서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해 400만t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이날 현재까지 수확된 벼는 50만t 정도로 예상 생산량의 15% 수준이다.

모두 극조생종과 조생종 품종으로 일반벼보다 일찍 모를 심어 9월 이전에 수확한 품종들이다.

현재 폭락한 쌀값은 모두 이 품종들이 형성하고 있다.

19일 현재 양곡 도매시장 쌀가격은 20㎏ 중품 기준으로 경기미는 3만5천500원, 충청미는 3만500원을 형성하고 있다.

열흘전 가격이 경기미 3만7천500원, 충청미가 3만3천500원이었는데 그동안에도 2천~3천원씩 떨어졌다.

전라미는 가격은 3만3천250원에서 2만7천500원선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수확을 기다리는 벼가 더 많다는 점이다.

조생종을 모두 수확하고 나면 중생종과 만생종 수확이 시작되는데 이 품종이 350만t 이상 남아 있다.

일부에서는 이 쌀들이 시장에 들어오면 현재의 폭락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풍년과 흉년을 가르는 기준인 단위면적(10a)당 생산량은 최근 10년간 평균 508kg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최대인 542kg을 기록했다.

올해도 8월 폭염 이외에는 기상조건이 양호해 조생종의 경우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2% 증가했고 중만생종 작황도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효신 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국내 조생종 벼는 전체 생산량의 16%에 불과한데 중만생종 벼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쌀값은 더 폭락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 쌀 풍년에도 올해 정부수매 물량이 예년과 비슷한 39만t에 그친 점도 쌀값 하락을 부채질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특히 3년 연속 대풍이 이어진 탓에 팔리지 못하고 재고쌀로 남겨진 물량이 현재 200만t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점도 쌀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중만생종 벼가 수확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폭락세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해 쌀값은 중생종과 만생종의 작황이 결정하는데 8월 폭염이 있었던데다 9월 중순 이후 태풍이 올 경우 작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올해 조생종 가격이 급격히 내려갔지만 쌀값은 아직도 유동적이다”며 “9월이 지나야 중만생종 작황과 생산량이 대충 나오는데 그 결과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쌀값에 대한 향후 전망이 달라도 현재의 쌀값 폭락세가 매우 이례적인란 점에는 이견이 없어 올해 산 쌀값 폭락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속히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전국농민회 총연맹 광주·전남연맹 관계자는 “늘어나는 쌀 수입 등으로 우리 쌀과 쌀농가들이 살아남을 여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며 “정부가 폭락하는 쌀값을 관망하는 자세를 버리고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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