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나오니 위기 못 느끼나”… 조선 빅3 ‘하청 눈물’ 외면

“임금 나오니 위기 못 느끼나”… 조선 빅3 ‘하청 눈물’ 외면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06-14 22:50
수정 2016-06-15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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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노조 파업 압도적 가결…현대重도 17일 파업 찬반투표

거제·통영 올 체불임금 153억
작년에만 협력사 30곳 문 닫아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파업 찬반 투표 결과 85%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시켰다고 14일 밝혔다. 대우조선 노조는 “쟁의행위가 가결됐다고 해서 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 긋기에 나섰지만 노조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협력업체가 폐업 또는 도산을 하고 있는 마당에 대우조선 노조가 이기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협력업체에 근무했던 김정근(45·가명)씨는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니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면서 “하청업체의 ‘눈물’을 외면하면 결국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서울신문이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을 통해 받은 거제·통영 지역 임금 체불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임금을 못 받은 근로자는 3268명에 이른다. 체불 금액은 153억원을 넘는다. 지난 1월 이 지역 실업급여 지급액은 약 27억원에서 지난달 41억원(잠정치)으로 훌쩍 뛰었다. 김민정 통영지청 감독관은 “조선소 협력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근로자들이 임금과 퇴직금을 못 받고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대우조선의 협력사는 165개에서 145개로 20개가 사라졌다. 협력사 직원도 2만 7500명으로 1만명 이상이 줄었다. 현재 대우조선 협력사들도 직원들 임금 주기가 빠듯하다 보니 세금을 못 내는 상황이다. 채수항 대우조선 협력사협의회 사무국장은 “세금을 못 내면 압류가 들어와 결국 폐업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 연간 30곳이 문을 닫았는데 올해는 더 많은 협력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은 올해 임금이 줄어 월평균 200만원을 못 받는다. 하루 3만원가량 급여가 깎이면서다. 시간제로 일하는 직원도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기본급의 10%, 수당의 30%를 토해 냈다. 지난 한 달 동안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의 협력사는 130개에서 110개로 줄었다. 약 1000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협력업체 폐업이 적다는 삼성중공업에서도 이달 초 한 도급업체(2차 협력업체)가 문을 닫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중공업 노조는 17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협력업체 직원들 눈에는 연간 7000만원 이상의 고임금을 받는 정규직의 ‘이기심’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다. 현대중공업 협력사의 한 직원은 “최근 협력업체들이 해고 30일 전에 통보해야 30일치 급여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내고 있다”면서 “통지서를 받아 든 직원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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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06-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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