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적완화 축소 임박…”신흥국 공포 부채질”

미국 양적완화 축소 임박…”신흥국 공포 부채질”

입력 2013-08-22 00:00
업데이트 2013-08-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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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완화 연내 축소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해석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21일(현지시간) 공개되면서 금융위기설에 휩싸인 신흥국 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30∼31일 열린 FOMC 회의록을 보면 거의 모든 위원이 경제 개선을 전제로 채권 매입을 연내 축소할 수 있다는 벤 버냉키 의장의 시간표에 공감했다.

다만 위원들이 미국 경제 현황 진단에서는 이견을 보여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점에 일부 전문가는 주목했다.

그동안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연준이 9월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었다.

폴 에델스틴 IHS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AFP통신에 “연준이 경제 회복 상태에 대해 약간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해석하면서 “그런 점에서 우리는 9월 회의에서의 축소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양적완화 축소를 조만간 단행될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9월 축소 전망을 뒤집을 만한 근거도 찾을 수 없다는 해석이 많다.

글로벌 금융기업 유니크레디트의 함 밴드홀츠는 AFP통신에 “시장 참여자 대다수는 현재 연준이 축소를 9월 중순 회의 때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연준은 여전히 그 사전 안내(버냉키 의장이 앞서 제시한 출구전략 일정표)를 바꾸는 것으로부터 예상보다 조금 더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회의록 공개에 대해 연준 위원들이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재확인했으나 투자자들이 언제, 얼마나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할지 노심초사하도록 남겨뒀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미국 증시는 회의록 공개 직후 등락을 오락가락해 투자자들이 회의록을 해석하느라 애쓰는 모습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회의록은 특히 올봄 양적완화 축소 관측이 나온 이후 크게 흔들린 신흥국 시장에는 ‘불붙은 데 부채질하는 격’이 될 것이라고 여러 전문가는 지적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 시장은 출구전략 관측이 나온 이후 유동성 위축과 금리 상승에 대한 공포 속에 급격한 자금 유출을 겪고 있으며, 최근 취약한 경제 기초체력과 맞물려 금융위기설까지 맞고 있다.

아키노 미쓰시게 이치요시자산운용 수석펀드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연준 의사록이 양적완화 축소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으므로 우리 시장의 투자자들은 계속 신흥시장의 충격에 대해 걱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또 한번 인도,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증시가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갈지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도 보고서에서 이번 회의록을 보면 경제 기초여건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에 대한 자금 유출 공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적완화 축소 시기나 규모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이러한 변수들이 축소라는 큰 추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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