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법인세 인하가 朴정부 세수부족 ‘화근’

MB정부 법인세 인하가 朴정부 세수부족 ‘화근’

입력 2013-07-18 00:00
수정 2013-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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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세수 10조 펑크… 정책수단 이미 써버려 이중부담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법인세 인하 건의를 결국 받아들였다. 세율을 낮춰주면 기업 투자 등이 활발해져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논리에 고집을 꺾었다. 하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법인세 인하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덜어줘야 ‘성장을 통한 복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 인하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는 기업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업의 실질 투자는 오히려 전임 노 대통령 시절보다도 감소했다.

그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박근혜 정부로 내려왔다. 세금 수입이 급격히 줄면서 올해 수조원대의 세수 결손이 불가피해졌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기업들을 위해 쓸 법도 한 ‘법인세 인하’ 카드도 구사할 수 없게 됐다. 국가재정도 타격을 입고 정책수단의 여지도 줄어드는 이중의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기재부는 전년 대비 올 상반기(1~6월)의 세수(국세 기준) 부족이 약 10조원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치가 확정된 올 1~5월 세수는 82조 1262억원으로 전년 동기(91조 1345억원)보다 9조원 적었다. 감소분의 절반가량인 4조 3000억여원은 법인세에서 줄어든 몫이다.

이명박 정부는 과표(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소득) 2억원 이하 기업의 법인세율을 2008년과 2010년 2차례에 걸쳐 13%에서 10%로 낮춰줬다. 특히 법인세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과표 2억원 초과 기업의 세율을 2009년 25%에서 22%로 내린 데 이어 지난해 다시 20%로 낮췄다. 불과 3년 새 세율이 5% 포인트나 내려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계산은 일종의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 같은 것이었다. 단위 세수는 줄겠지만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 등 성장을 통해 부족분이 상쇄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감세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였다. 2003~2008년 평균 0.90이었던 10대 그룹의 투자성향지수는 2009~2012년 0.86으로 떨어졌다. 투자 성향이 1을 밑돌면 영업이익보다 설비투자액이 적다는 뜻이다. 매출 10억원당 몇 명의 고용효과가 있었는지 보여주는 10대 그룹 고용유발계수는 2007년 1.17에서 지난해 0.78로 쪼그라들었다. 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기업들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때마다 117명의 고용이 창출됐다면 지난해에는 78개의 일자리만 생긴 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법인세율을 20%로 낮추면 국내투자는 10조원, 취업자는 18만명,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6조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은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국 같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에서는 고용이나 투자에 있어 법인세 인하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하반기에 세수 감소가 완화될 것”이라며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초비상이다. 실제로 상황이 그렇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학과 교수는 “경기 상황을 볼 때 하반기 세수 증가가 기대만큼 이뤄질 가능성이 적다”면서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증세는 적절치 않고, 그렇다고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니 야당에서 반대할 것이고 이래저래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공항과 같은 대형 공공기관 매각을 통한 재정 확충도 추진되지 않는 가운데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 증대 방안도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비과세·감면 제도들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로 법인세를 인하하면서 현 정부는 세수 부족과 함께 더 이상 법인세 인하 카드를 쓸 수 없는 이중 부담을 지게 됐다”면서 “이제는 조세 개혁 없이 박근혜 정부의 공약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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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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