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기준금리 9개월째 동결… 금융시장 3색 반응 눈길

금통위 기준금리 9개월째 동결… 금융시장 3색 반응 눈길

입력 2012-03-09 00:00
수정 2012-03-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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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침묵엔 ‘요동’ 박재완 멘트엔 ‘움찔’ 김중수 다변엔 ‘잠잠’

지난달 29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의회에 출석해 “고용지표가 나아지고 있지만 정상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돈을 더 풀겠다(3차 양적 완화)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버냉키의 ‘침묵’에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실망 매물이 너무 쏟아져 나와 ‘팻 핑거’(Fat Finger·주문 실수)로 오인됐을 정도다.

●“김중수 메시지 없다”… 시장 무덤덤

8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 김중수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겸 한국은행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9개월째 동결이다. ‘동결 중수’라는 일각의 비아냥을 의식한 듯 김 총재는 “동결도 (인상, 인하와 더불어) 의사결정 가운데 하나”라며 국내외 경제상황 등에 관해 많은 말을 쏟아냈다. “성장세가 더 둔화되지는 않았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시장은 크게 움직였다. 주가는 오르고 환율은 떨어졌다. 하지만 김 총재 때문이 아니었다. 미국에서 날아온 고용지표 개선 소식, 3차 양적 완화 및 그리스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주연’이었다.

시중은행의 한 트레이딩 팀장은 “국제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김 총재의 오늘 발언도 환율 하락세를 키웠지만 근본적으로는 환율 정책의 중심을 수출 확대보다 물가 안정에 놓겠다고 한 박 장관의 전날 트위터 간담회 발언이 결정타였다.”면서 “김 총재의 발언에는 시장이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화려한 언사만 있을 뿐, 주목할 만한 메시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환율 하락, 박재완 발언이 결정타”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외에 다른 선택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래도 지난달보다는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금통위가) 좀 더 강하게 표시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의 한 간부는 “총재마다 특성이 다르긴 하지만 김 총재는 ‘선언 효과’(Announcement Effect)에 소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신음하는데 우리나라만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던 2009년, 이성태 당시 총재는 “부동산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6월)→ “주택가격이 더 오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7월)→ “상당한 경계심을 갖고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8월) 등의 ‘계산된 발언’을 내놓았다. “국제 무대에 비해 국내 시장 소통에 (김 총재가) 인색하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달 버냉키 발언땐 실망 매물 속출

다른 해석도 있다. ‘정부 안에서의 한은 독립’을 취임 일성으로 내놓았던 김 총재는 이날 “우리나라를 비롯해 신흥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기여하지 않고 (세계 경제의) 득만 보려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 금융계 인사는 “김 총재의 최고 관심사는 물가 안정이 아니라 시장 안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하반기에 금리를 몇 차례 더 올렸어야 했는데 그때 실기한 것이 결과적으로 물가도 못 잡고 (이후의 경기 부진에) 금리 인하 카드도 쓰지 못하는 딜레마를 자초했다.”고 아쉬워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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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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