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집단교섭권’ 사상 첫 인정할듯

중소기업, ‘집단교섭권’ 사상 첫 인정할듯

입력 2010-08-23 00:00
수정 2010-08-2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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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사회적 현안으로 부각된 ‘기업양극화’ 해소 방안과 관련, 중소기업들이 업종별 협회.조합을 통해 대기업에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집단교섭권’을 사상 처음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앞으로는 대기업이 개별 중소기업(하청업체)의 납품 단가 인상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당사자 간 협의.합의 절차 없이 즉시 ‘분쟁조정협의회’를 열도록 해 사실상 사업자단체와 당국이 단가를 (강제)조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집단교섭권외에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의 관련 규정을 보완해 대기업에 대한 각 중소기업의 ‘개별교섭권’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 불공정 행위 특별조사를 준비하고 있는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자동차, 전자 부문에서 (다른 부문에 비해) 대.중소기업간 수익성 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나 양극화가 심화했다”며 특정 업종을 지목,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공정위 조사대상에 포함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9월초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기업양극화 개선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고 이후 공정위는 대기업 불공정 행위에 대한 대규모 현장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23일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 업종별 협회 또는 조합을 통해 대기업에 단가인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면서 “다만 집단교섭이 중소기업들의 담합 수단이 되지 않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납품단가협의제’ 등을 통해 각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개별교섭만 벌일 수 있었을 뿐 집단교섭은 인정되지 않았다.

아울러 사실상 사문화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상의 ‘대.중기 가격협의 의무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원자재 가격조사 요구 ▲가격조정 신청 독려 ▲원사업자에 대한 가격 협상 요구 ▲협의 결렬시 분쟁조정 요청 등의 조항을 ‘하도급 공정거래 지침’에 명시, 개별기업의 교섭력도 높이기로 했다.

또 하청업체가 단가인상을 요청하면 10일내에 협의를 시작해 30일내에 합의해야 하는 현행 ‘납품단가조정협의제’를 대폭 손질,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즉시 분쟁조정협의에 들어가도록 할 계획이다.

분쟁조정협의는 원사업자(대기업) 3명, 수급사업자(중소기업) 3명, 공공분야 3명이 참여하는데 대기업이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매길 수 있어 당국이 단가인상을 강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가운데 정호열 위원장이 지난 19일 포스코그룹 상생협약에 앞서 사전배포한 강연자료를 통해 “기업양극화의 원인은 중소기업의 자금.인력.기술 등의 부족과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관행”이라고 전제한 뒤 “그 결과 자동차와 전자 부문에서 대.중소기업간 수익성 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나 기업양극화가 더욱 심화했다”면서 현대차와 삼성전자를 우회적으로 지목, 이들 기업이 공정위의 조사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공정위가 한국신용평가정보 등을 통해 입수한 ‘삼성전자.현대자동차와 부품업체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비교’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007년 9.41%, 2008년 5.67%, 2009년 8.23%, 2010년 1분기 14.56%로 비교적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삼성전자 부품업체의 이익률은 2007년 6.51%, 2008년 6.50%, 2009년 5.66%, 2010년 1분기 4.87%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07년 6.35%, 2008년 5.83%, 2009년 7.01%, 2010년 1분기 8.35%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부품업체는 2007년 3.34%, 2008년 2.19%, 2009년 2.48%, 2010년 1분기 4.62%로 크게 못 미쳤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 현대차의 이익률은 크게 개선된 반면 납품업체의 이익률은 그렇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이런 수치에 근거해 조사대상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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